세계 각국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내놓고 있지만, 가장 최근 제출된 NDC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1.5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보다 오히려 16.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는 17일(현지시간) ‘파리협정에 따른 NDC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191개 UNFCCC 당사국에서 지난 7월 말까지 제출한 164개의 최신 NDC 자료를 분석했다. 이 자료에는 2030년까지 각국이 목표로 한 온실가스 감축량이 담겨 있다. 164개의 NDC 중 86개는 지난 7월30일까지 새로 제출되거나 업데이트 된 것으로, 가장 최근의 국가별 탄소 감축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191개국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배출량의 93.1%(2019년 기준)를 차지한다. 이 보고서는 당초 지난해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총회가 올해 10월로 연기되면서 2월달 보고서 초안이 공개된 후 이날 종합 보고서가 나왔다.
■ 2010년 대비 45%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16% 증가 전망
보고서는 최신 ND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5년에 548억t, 2030년에는 551억t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0년 대비 16.3%, 2019년 대비 5% 늘어난 수준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5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0년 대비 45%, 2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선 25%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감축 목표량으로 1.5도 이상 상승을 막기엔 크게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달 발표된 IPCC 제1실무그룹의 6차 평가 보고서에 나온 SSP2-4.5 경로와 비슷하다. 이 시나리오 대로라면 지구 온도는 이번 세기말 2.7도 온난화된다.
보고서는 “일부 국가들은 제출한 NDC 자료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이 담겨 있다고 밝혔는데, 팬데믹 지속 기간과 그에 따른 회복의 성격과 규모는 전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 남은 탄소예산 2030년까지 89% 소비
보고서는 최신 NDC 분석결과 1.5도 온난화를 막기 위해 남아있는 탄소예산의 89%가 2030년까지 소비된다고 했다. 탄소예산이란 지구 온도가 특정 수준까지 상승하지 않는 선에서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양이다. 이 경우 2030년 이후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양은 550억t인데, 한 해 배출량과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내달 수정된 2030 NDC를 발표할 계획이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우리나라의 기후위기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북유럽 5개국과 포르투갈의 누적배출량을 합친 것과 비슷할 정도로 결코 작지 않다”며 “세계 10위 경제국으로서 2030년 배출량이 2018년 배출량의 절반 이하가 되도록 목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