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다 와도 ‘불안한 시민’

조해람 기자

연휴 끝 일상 복귀 앞두고

“혹시나” 진단검사 줄이어

정부 “추석 전 이동량 늘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 곳곳의 선별진료소에는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휴 기간인 지난 17~20일 코로나19 요일별 확진자가 연달아 최고치를 경신하자 걱정이 커진 탓이다. 고향을 방문한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진료소를 찾은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차려진 선별진료소에는 검사 개시 전부터 100여명이 줄을 섰다. 기차에서 막 내린 듯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귀경객들도 대기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고향인 경남 창원에 방문했다가 기차를 타고 상경한 직장인 김현명씨(32)는 “타지에 다녀오다 보니 아무래도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친척들이 고향에 오지 않아 직계가족 4명만 모여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역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부부는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지난주 생활치료센터에서 퇴소했는데, 직장 복귀를 앞두고 검사를 받기 위해 왔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동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도 100여명의 시민이 몰렸다. 보건소 건물 벽을 빙 둘러싼 대기열은 인근 아파트 앞 골목까지 이어졌다. 지역 주민으로 보이는 이들은 편한 복장으로 하나둘씩 걸어와 줄을 섰다. 보건소 직원들이 문진표와 접수용 QR코드를 들고 바쁘게 오갔다.

동작구 주민 류모씨(47)는 “회사에서 ‘연휴가 끝났으니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오라’고 해서 왔다”며 “연휴 기간 다른 곳에 가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딜 가서 누굴 만났는지 모르니 검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의 검사에 동행한 A씨(44)는 “딸이 다니는 학원 선생님이 지난주 목요일에 확진됐다. 딸은 음성이 나오기는 했는데 불안해서 한 번 더 왔다. 서울과 경기도의 확산세가 무서워 불안하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이동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연휴가 시작되자 고속도로는 심한 정체를 겪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전국의 고속도로 교통량을 차량 470만대로 추정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추석 전 상당히 많은 접촉과 이동량 증가가 확인돼 연휴 뒤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증가 패턴은 폭발적이기보다 점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정부도 의료 부담이 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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