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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박사방’에서 무료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성착취물을 소지하고 유포한 이들이 속속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이 지난해 밝혀낸 박사방 무료회원 305명 중 70여명은 텔레그램 고유 ID가 특정된 것으로도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경찰청은 관할에 있는 피의자 17명을 올해 들어 모두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박사방 대화방에 돈을 내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홍보용으로 만든 무료방에서 성착취물을 내려받아 소지하고 배포, 방조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그래픽 이아름기자

그래픽 이아름기자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으로 흩어져 경찰 조사를 받은 무료회원 288명도 대부분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무료회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피의자들을 찾아내면서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박사방 대화 참여자 수사보고’에 따르면 경찰은 무료회원들의 텔레그램 ID(닉네임)와 휴대폰 번호를 일일이 대조해 텔레그램 고유 ID(신분이 식별된 ID) 77개를 찾아냈고, 복수의 고유 ID를 사용한 인물 등 무료회원 70여명을 검거했다. 이를 위해 경찰이 추적한 ID만 1만5436개에 달했다. 경찰은 박사방 운영진이 무료회원들에게 피해자 이름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도록 지시한 것을 단서로 피의자들을 찾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외에도 새로운 수사기법으로 무료회원을 특정한 것이다.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무료회원들은 텔레그램 메신저의 익명성에 기대 박사방 운영진의 음란물 배포를 적극적으로 방조했다. 조주빈의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성착취물을 재배포하기도 했다. ‘애드라 화력 보여주자’ 등과 같은 표현으로 서로 활동을 독려한 점도 확인됐다.

조주빈 등 운영진의 박사방 활동 독려 방법 재구성, 그래픽 이아름 기자

조주빈 등 운영진의 박사방 활동 독려 방법 재구성, 그래픽 이아름 기자

조주빈 등 운영진은 후원금을 내지 않더라도 포인트를 적립해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등급이 올라가 유료회원과 같은 수준의 성착취물을 이용할 수 있다며 활동을 독려했다. 박사방 채널과 그룹 링크를 다른 텔레그램 그룹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보하는 방법, 자신의 불법촬영물 등을 ‘박사’에게 전송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실행하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지불하지 않은 참여자들은 특정할 단서가 부족해 다양한 수사기법을 다 동원했고, 현재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박사방이나 n번방 사건 외에도 계속 디지털성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수법도 진화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업은 물론 각종 공조 시스템을 활용해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공급자와 구매·소지·시청자 모두 엄벌해야 한다”며 “온라인 불법유통 플랫폼 기업도 성착취물을 발견한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음성화한 다크웹 등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아 처음에 정보수집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제보와 첩보 등을 충분히 활용해 수사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선희 기자 yu@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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