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잭팟’ 대장동팀, 남양주 양정역세권 개발 사업도 노렸다

이홍근·강은 기자

양정역세권 개발 사업 입찰

IBK 컨소시엄 업체로 참여

사업자 선정 안 되자 소송전

남양주도시공사에 측근 심어

채점 등 영향력 행사 의혹도

[단독]‘잭팟’ 대장동팀, 남양주 양정역세권 개발 사업도 노렸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키맨’인 남욱 변호사가 경기 남양주시 양정역세권 개발 사업 입찰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당시 남 변호사와 손발을 맞춘 주모씨도 남양주도시공사 개발사업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 변호사가 남양주도시공사에 측근을 심어 사업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후 남 변호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자 주씨는 공사 사장의 외압 의혹을 제기했고, 이 사안이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양정역세권 개발 사업은 남양주시 상패동 270-1번지 일원(206만3088㎡)에 도시지원시설과 주거·상업·유통·복합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시작부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을 모델로 삼아 민관합동 개발 방식인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형태로 기획됐다. 사업 공모에는 산업은행 컨소시엄, IBK 컨소시엄,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참여했는데, 지난해 8월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IBK 컨소시엄 측은 지난해 9월 사업자 선정에 특혜가 있었다며 남양주도시공사를 상대로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과정에서 IBK 컨소시엄을 대표해 소송전에 나선 곳이 시행사 더썬이고, 이 회사 대표가 남 변호사다. 사업 공모 직전인 지난해 2월 남양주도시공사에 입사한 주씨도 특혜 의혹에 불을 지폈다. 사업자 선정 직후 사표를 낸 주씨는 “신동민 남양주도시공사 사장이 심사 점수를 조작하고 평가항목을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경기도의 감사가 시작됐고, 경찰 수사까지 개시돼 사업이 중단됐다. 주씨가 제기한 의혹은 경기북부경찰청 조사 결과 실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잭팟’ 대장동팀, 남양주 양정역세권 개발 사업도 노렸다
남양주도시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양정역세권 민간사업자 공모 접수결과. 홈페이지 캡처

남양주도시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양정역세권 민간사업자 공모 접수결과. 홈페이지 캡처

남 변호사와 주씨는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때부터 두터운 관계를 유지했다. 주씨는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관 합동으로 추진한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 남 변호사가 투자한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 대표를 지냈다. 이때 남 변호사의 부인은 해당 프로젝트 자산관리업체인 위례자산관리 이사로 재직했다. 또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을 창구로 대장동 사업에 투자할 때 주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도시개발지원팀장을 맡고 있었다.

남양주도시공사 측은 주씨가 IBK 컨소시엄이 선정되지 않자 불만을 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신동민 사장은 “주씨가 채점한 걸 나중에 보니 기업은행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점수를 줬다”면서 “자기 입장에서는 불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표를 내고 나간 뒤 언론에 제보했다”며 “(정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사표를 내기 전에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도 “주씨가 특정 컨소시엄을 밀었는데 그게 안 됐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주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푸른위례프로젝트 주식회사 감사보고서. 주씨의 이름이 대표이사로 올라가 있다.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푸른위례프로젝트 주식회사 감사보고서. 주씨의 이름이 대표이사로 올라가 있다.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남 변호사가 대표로 이름을 올린 시행사 더썬은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 사무실 주소로 찾아가 보니 여러 기업들이 동일한 공간을 나누어 쓰고 있었다. 176.97㎡ 면적의 사무실에 등록된 업체는 100개에 달하지만 이 중 사무실을 이용하는 기업은 4개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사무실을 유치한 업체는 “급하게 사업자등록증만 필요할 때 사용하는 사무실”이라고 소개했다. 업체 관계자는 “더썬이 이곳에 입주했던 건 맞으나 최근 계약이 만료돼 나갔다”면서 “정확한 시점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곳을 이용하는 다른 업체 직원은 “우리 회사는 독일 화학회사인데 한국에 본사가 들어오기 전 임시로 이 사무실을 쓰고 있다”며 “이 곳은 우리처럼 임시로 쓰거나 사업자 등록 때문에 주소만 걸어놓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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