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헬기사격 중단될까’···권익위 “포항 수성사격장 소음피해 입증"

백승목 기자

미군 아파치헬기 및 해병대 중화기 사격훈련장으로 사용되는 경북 포항시 수성사격장 주변 마을의 소음피해가 객관적으로 확인됐다. 국민권익위가 해당지역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다.

10일 포항시와 수성사격장대책위 등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가 사격장 주변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청력 손실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소음이 측정됐다.

권익위와 해병대·포항시 등은 지난 6월3일부터 7월9일까지 미군 헬기와 해병대 전차, 박격포 등 사격에 따른 소음을 수성사격장 주변 마을회관·초등학교·경로당 등 6곳에서 동시에 측정했다. 권익위는 그 결과에 대해 지난 8일 포항 남구 장기면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8일 포항 남구 장기면행정복지센터에서 수성사격장 주변 소음측정 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8일 포항 남구 장기면행정복지센터에서 수성사격장 주변 소음측정 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측정 결과 미군 아파치헬기는 상공에서 82.0~85.2㏈의 소음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80㏈ 이상 소음은 TV나 라디오 청취를 방해하는 수준이다. 소음측정 전문업체 관계자는 “소음이 60㏈ 이상만 발생해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 중화기 사격훈련도 큰 소음을 일으켰다. 박격포 등 화기 훈련소음은 67.7~85.1㏈, 전차 기동 훈련소음은 85.3~107.0㏈로 측정됐다.

미군 아파치헬기는 비행 소음이, 해병대는 기동 소음이 각각 사격 소음보다 높았다. 권익위 관계자는 “해병대 전차는 이동 속도가 느리고 무게가 무거워 도로를 이동할 때 많은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와 장기면 주민, 국방부, 해병대 등은 소음 측정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일부 주민은 “과거에는 미군 헬기가 편대를 이뤄 사격했는데, 올들어서는 편대 비행을 하지 않은데다 사격장 안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서 사격훈련을 하는 바람에 소음 측정결과가 평소 보다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 장기면민들이 지난해 11월 수성사격장 진입로에서 미군헬기 사격중단 및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포항 장기면민들이 지난해 11월 수성사격장 진입로에서 미군헬기 사격중단 및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권익위는 소음 측정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 해병대, 포항시, 반대대책위 등의 의견을 들은 뒤 문제 해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주민 고통이 객관적 수치로 확인된 만큼 객관적이고 중립적 입장에서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군은 경기 포천시 영북면 로드리게스 훈련장(영평사격장)에서 헬기 사격훈련을 해오다 주민 반발로 지난해 수성사격장으로 훈련장을 옮겼다. 하지만 수성리 주민들도 헬기사격 중단 및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면서 올해 1월 28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해 현재 조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수성사격장은 1965년 1246만여㎡ 부지에 만들어졌고, 1㎞ 가량 떨어진 곳에 50여가구 130여명이 사는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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