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천대유 고위임원 “남욱·정영학에 돌아갈 배당금 더 있다”

유선희 기자

‘헐값 토지수용 보상금’ 받은 원주민들 집단소송 준비 중

남 변호사에 부동산 컨설팅 용역 계약금 못 받은 주민도

김만배, 검찰 출석 전 최윤길에 “구속될 듯…회사 잘 부탁”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이석우 기자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이석우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인물인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에게 배당될 돈이 화천대유에 아직 더 남아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화천대유 고위임원은 최근 지인과 만나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아직 화천대유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화천대유에서 추가로 배당받을 돈은 수십~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화천대유 변호인단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사실관계를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했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으로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는 1007억원,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 회계사는 644억원의 배당수익을 현재까지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이 많게는 1000억원대 이익을 냈을 뿐더러 추가로 배당받을 돈도 남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헐값 토지수용 보상금’에 불만을 가진 원주민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2009년 7월6일 시행사 부동산개발업체 씨세븐과 맺은 ‘부동산 매매 계약서’를 보면 대장동 3800평(1만2540㎡)의 땅 매매대금은 249억4508여만원이었다. 하지만 같은 평수의 땅 매매대금이 2016년 사업시행자 성남의뜰과 이뤄진 ‘손실보상협의 계약서’에서 115억1700여만원으로 절반 이상 깎였다. 주민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남 변호사로부터 ‘부동산 컨설팅용역’ 계약금을 받지 못한 주민도 있다. 2008년부터 대장동 개발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이호근씨는 2012년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판교 PEV) 대표이사이던 남 변호사의 부탁으로 지주작업(땅주인을 설득해 매매계약·동의를 받아내는 과정)을 도왔다. 그 대가로 이씨는 남 변호사로부터 20억원을 받기로 ‘부동산 컨설팅용역 계약서 변경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핑계를 대며 용역대금 지급을 미루다 2017년 4월 5억원, 2019년 11월 5억원 등 10억원만 지급했다. 2019년 11월 지급한 5억원은 이씨가 남 변호사와 2년 동안 연락도 닿지 않아 고소장을 제출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갚은 돈이라고 한다.

이씨가 2019년 10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출한 소장을 입수해 살펴보니 판교PEV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주도 하에 성남의뜰 주식회사가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게 되자 용역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판교PEV는 성남의뜰로부터 기존 사업권에 대한 보상으로 약 300억원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씨가 항의해 한 차례 5억원을 받았지만 나머지 15억원을 받지 못해 고소로 이어졌다. 이후 이씨가 5억원을 추가로 받는 선에서 이 일은 마무리됐다.

이씨는 “잔여 용역대금을 청구하라고 고소한 이후 만난 자리에서도 남 변호사가 하도 앓는 소리를 하길래 사정이 딱해 고소장도 취하하고 5억원을 받기로 한 뒤 합의서를 써줬다”며 “그런데 실제로는 1000억원 배당금 잔치를 하고 아직도 배당금이 더 남아 있다니 너무 괘씸하다. 어떻게 해서든 돈을 받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지난 11일 검찰조사를 받았고, 검찰은 12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검찰소환 조사를 받으러 가면서 최윤길 화천대유 부회장(전 성남시의회 시의장)에게 “구속될 것 같다. 회사를 잘 부탁한다”고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최 부회장은 김씨의 권유로 지난 2월부터 화천대유에서 일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2012년부터 2년간 성남시의회 시의장을 지냈으며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안 통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에서 ‘로비자금 30억원’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억울하다. 로비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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