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선거 전 ‘민간 추진 요구’ 집회 격려”
이 측 “LH 빼준다 했지 민영화 말한 적 없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대장동 지주들에게 “(시장에 당선되면)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빼는 것을 1호 사업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10년 민주당 후보로 성남시장 선거에 나선 이 지사는 당시 선거운동을 하면서 대장동 지주들이 속한 대장동도시개발추진위원회 위원들을 여러 차례 만나 민원을 청취했다. 추진위는 2009년 대장동 일대에 대한 개발 권한이 LH에 넘어가자 “100% 민간에 사업을 맡겨 달라”며 성남시청 앞에서 6개월 동안 집회를 개최하는 등 공영개발을 저지하는 것이 숙원사업이었다.
당시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를 지낸 이강길씨는 13일 “추진위원들은 2010년 선거 때 대장동 민영 개발을 약속한 이재명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추진위원들이 시청 앞에서 집회할 때 이 지사가 와서 격려하기도 했다”며 “이 지사가 시장에 당선되자 추진위원들은 당연히 민간개발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에 관여했던 시행사 관계자 A씨도 “사업에 관여된 이들 모두 이 지사가 민간개발을 찬성해 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달라졌다고 했다.
추진위원장은 “선거 전에는 민간 추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찾아 격려하던 이 지사가 당선 후 마을회관에 와서는 ‘성남시 주도의 사업을 하겠다’고 설명해 모두가 당황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했더니, 이 지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가 LH를 빼주겠다고 했지, 민영화를 해주겠다고 언제 그랬느냐’고 하더라”면서 “민영 개발이 물거품이 되면서 초기 사업자들도 많이 떠났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은 이 지사의 주장과 다르다.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010년 6월 LH가 공영개발을 포기했고,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는 업자들의 로비와 국민의힘의 정략 때문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추진위 등의 주장에 대해 “이 지사는 2010년 선거 당시 성남시 주도의 공영개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민영개발을 하겠다고 얘기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