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사법농단' 첫 무죄 확정

전현진 기자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의 재판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 등을 받은 유해용 변호사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사법농단 의혹 연루 법관에 대해 나온 대법원의 첫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유 변호사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유 변호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던 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다른 재판연구관에게 박근혜 당시 대통령 측근 재판의 진행경과·처리계획 등을 파악해 보고하도록 하는 등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퇴직하면서 보관 중이던 검토보고서 등을 반출해 변호사 영업에 활용한 혐의, 재판연구관 근무 시절 관여한 상고심 사건을 퇴임 후 수임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보고서 반출 등에 대해서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것이라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로는 유출을 입증할 수 없고 유출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고의가 없어 무죄라고 판단했다. 또 유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은 법관 재직 시절 직무상 취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도 이런 판단을 유지해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누락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유 변호사에 대한 무죄 확정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법관 14명 중 가장 먼저 나왔다. 임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영한·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현 원로법관)과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 신광렬·조의연·성창호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은 항소심까지 무죄가 선고됐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방창현 부장판사,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현재 원로법관) 등에 대한 재판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들 중 유죄가 선고된 것은 이 전 기조실장(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과 이 전 상임위원(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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