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모님 뭐 하시니”···공공기관, 그걸 왜 묻나요?

오경민 기자
건설기술교육원의 인사기록카드 일부. 학력은 물론 가족의 생년원일, 직업, 학력, 동거여부와 신장, 체중 등 신체치수까지 적도록 했다. 박상혁 의원실 제공.

건설기술교육원의 인사기록카드 일부. 학력은 물론 가족의 생년원일, 직업, 학력, 동거여부와 신장, 체중 등 신체치수까지 적도록 했다. 박상혁 의원실 제공.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여전히 인사기록카드를 통해 직원들의 부모님 직업, 체중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5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다수의 산하 공공기관들이 직원 인사기록카드에 출신 학교는 물론 신장·체중 등 신체 치수, 부모님 직업·생년월일·동거 여부 등 정보를 적도록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2016년 출신학교(고교·대학), 신체사항, 결혼 여부 등 직무와 무관한 항목을 삭제하고 외국어·자격증 항목을 추가한 새로운 인사기록카드 서식을 확정했다. 학연이나 지연에 얽힌 인사관행을 막고 능력·실력 위주의 인사를 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혁신처는 “인사기록카드 서식도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 조금씩 변해왔다”며 “대내외적으로 ‘능력 위주의 공직사회로 간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28곳 중 23곳이 출신학교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출신학교를 기록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주식회사에스알, 국토안전관리원, 코레일유통, 국립항공박물관, 한국도로공사서비스 등 5곳 뿐이었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관광개발, 주택관리공단, 새만금개발공사, 건설기술교육원 등 5곳은 신장과 체중을 모두 적게 했다. 한국철도공사와 코레일관광개발, 새만금개발공사의 인사기록카드에는 시력과 혈액형을 기록하는 칸도 있다.

28곳 중 18곳은 인사기록카드에 가족사항란이 있었다. 관계, 이름, 나이나 생년월일은 물론 코레일관광개발과 건설기술교육원은 가족의 직업을 물었고, 주택관리공단은 가족의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본인의 종교, 결혼 여부, 보증보험 보험료 등을 적게 했다.

국토부의 인사기록카드에는 신체 치수나 가족사항을 기록하는 곳이 없다. 주소와 전화번호 등 기본 신상과 전문분야, 국내·국외훈련사항, 포상·징계, 외국어능력, 자격증 등 직무와 관련한 사항을 적도록 했다.

박상혁 의원은 “종교나 가족 부양여부 등 직무와 관련없는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해 인사기록을 관리하는 것은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국토부가 총괄 부처로서 문제를 시정하도록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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