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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아들 ‘50억’ 책정한 경영실장도 ‘성대 법대’

이홍근 기자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이석우 기자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이석우 기자

곽상도 무소속(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에게 50억원의 퇴직금을 책정해 지급한 화천대유 고위 임원이 곽 의원의 성균관대 법학과 후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50억 퇴직금’ 문제가 불거지자 화천대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이성문 부회장과 해당 임원은 입학연도까지 같은 과 동기 사이다. 곽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 또한 성균관대 출신이다.

검찰이 50억원의 성격을 뇌물로 판단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성대 선후배들 사이의 학맥이 전방위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1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화천대유 설립 초기 회사에 합류한 박모 경영실장은 이 부회장과 성대 법학과 87학번 동기다. 화천대유로부터 성과급 등이 포함된 퇴직금을 50억원 수령한 아들을 둔 곽 의원은 같은 대학 법학과 79학번이다. 사내 직급이 상무인 박 실장은 화천대유 입사 이전에는 부동산 개발 관련 경력이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실장은 화천대유를 둘러싼 ‘고액 성과급’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화천대유는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배당 수익이 가시화되자 임직원들에게 ‘5억원+α’라는 거액의 성과급을 약정했는데, 임직원들과 ‘1 대 1’로 계약을 진행한 당사자가 바로 박 실장이다. 당시 대표를 맡고 있던 이 부회장에게 120억원의 성과급을 책정해 지급하도록 한 것도 박 실장이었다.

박 실장은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31)와도 50억원의 지급 계약을 체결했다. 퇴사 한 달 전쯤인 지난 2월 곽씨는 자신의 짐과 서류 등을 회사에 둔 채 출근하지 않았는데, 직원들 사이에는 ‘곽씨가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곽씨는 최근 거액의 퇴직금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악화에 대한 위로금과 성과급”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명 등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곽씨는 최근까지 조기축구회에 꾸준히 나가고 골프도 수차례 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경은 곽씨가 받은 50억원을 뇌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12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곽 의원을 상대로 한 뇌물공여 혐의를 적시했다. 경찰도 지난 13일 곽씨를 소환해 50억원의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한 바 있다. 검경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고액 성과급 논란의 ‘키맨’인 박 실장에 대해서도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화천대유는 성과급 논란이 일자 “회사 내부적인 지급 기준과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지급했다”고 해명했는데, 이 기준과 절차를 만든 사람이 박 실장이기 때문이다.

곽 의원실 보좌관은 “(박 실장과) 이전부터 아는 사이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관련된 의혹은 검찰 조사에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 측은 박 실장의 입사 과정과 성과급 기준 등에 대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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