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기다렸다, 서울시는 약속을 지켜라"... 장애인이동권 직접행동

강은 기자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22일 서울시 ‘장애인이동권예산쟁취 지하철·버스타기 직접 행동’을 혜화역에서 서울역까지 진행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면담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으나 변한 것이 없다”며 서울시가 예산을 즉각 반영해줄 것과 시민들에게 민원 전화를 넣어줄 것을 촉구했다. 한수빈 기자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22일 서울시 ‘장애인이동권예산쟁취 지하철·버스타기 직접 행동’을 혜화역에서 서울역까지 진행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면담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으나 변한 것이 없다”며 서울시가 예산을 즉각 반영해줄 것과 시민들에게 민원 전화를 넣어줄 것을 촉구했다. 한수빈 기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 및 실천계획’을 약속대로 이행하라는 요구를 담아 22일 직접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장애인 이동권 증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권리를 권리답게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오후 2시쯤부터 휠체어를 탄 장애인 30여명을 포함해 장애인 활동가 100명가량이 지하철 4호선 혜화역과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고 내리는 시위를 했다. 열차는 혜화역에 도착해 출발하기까지 약 10분, 서울역에 도착해 출발하기까지 약 40분 정차했다. 출발이 지연되자 열차 안에 있던 승객들은 “출발은 해야 할 것 아니냐” “오세훈 시장한테 가서 얘기하라” 등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항의했다. 장애인 활동가에게 종이 뭉치를 던지는 이도 있었다. 휠체어를 탄 일부 활동가는 쇠사슬로 열차 출입구 손잡이에 몸을 묶었으며, 활동가들과 이들을 체증하는 경찰들 사이 작은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20년 동안 이동권 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서울시 지하철 역사 내 엘리베이터와 저상버스(차체 바닥이 낮고 경사로가 설치된 버스)를 확대 도입하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서울시는 2022년까지 서울시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100% 설치하고 2025년까지 시내 저상버스 100% 도입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을 2015년 발표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실천계획을 2017년 발표한 바 있다.

장애인단체 측에서는 서울시가 약속한 계획을 시행하기엔 책정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우정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올해 서울시청 도시교통실 관계자와 소통할 때만 해도 도입 계획에 문제가 없었는데, 집행부(도시교통실)에서 기획조정실로 넘어가자 예산이 삭감됐다”면서 “이대로라면 2022년까지 모든 역사 내 엘레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서울시 약속은 지켜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 지하철 역사 280여개 중 22개 역에는 엘레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내 저상버스 도입률은 65.6%(4307대)다.

서울시는 예산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미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늘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다”면서 “오세훈 시장 면담도 거치면서 서울시를 믿고 기다렸는데 예산이 다 잘려나간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따르면, 지난 6월28일 오세훈 시장은 “(장애인단체의) 요구가 목표 기한 내 이뤄질 수 있도록 법령, 조례, 예산 하나하나 목표를 향해갈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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