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의 ‘건보 콜센터’ 입장도 청취…기관 고용, 노·노 입장차 고려한 타협책”읽음

이혜리 기자

사무논의협의회 의장 이병훈 중앙대 교수 인터뷰

“MZ 세대의 ‘건보 콜센터’ 입장도 청취…기관 고용, 노·노 입장차 고려한 타협책”

“정규직 노조 등 절차 통해
두차례 공정성 조율·토론”
일부 불공정 논란에 반박

2017년 5월 취임 첫 공식 외부행사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고용 불안과 낮은 처우를 전전하는 노동 현실을 바꿔보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MZ세대로 이름 붙여진 청년들 일부는 이게 불공정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의 민간위탁 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6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은 그래서 더 첨예한 갈등 속에 있었다.

지난 21일 일종의 사회적 논의기구인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가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소속 기관을 통해 고용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MZ세대 직원들은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무논의협의회 의장을 맡았던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진)에게 지난 2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후폭풍과 협의회 결정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협의회에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 대표와 건보 직원을 대표하는 건보 (정규직) 노조가 참여해 논의했다”며 “(여러 의견을) 들을 만큼 다 듣고 협의회를 구성하는 위원들이 충분히 논의 끝에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MZ세대 의견을 아예 듣지 않거나 고객센터 노조에만 치우쳐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들(MZ세대)도 나름대로 판단하는 바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집단적으로 표출하는 입장에 대해 ‘전혀 말도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다”며 “연이어 파업을 하면서 강하게 직고용을 요구하던 고객센터 노조뿐만 아니라, MZ세대로 표출되는 건보 직원들과도 두 차례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고 했다. 첫 번째 간담회는 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공모해 10여명이, 두 번째 간담회는 공단 정규직 노조를 통해 3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보 전체 직원 1만6000여명 중 노조 조합원 수는 1만4000여명으로 사무직 대다수는 노조에 가입돼 있다.

이 교수는 “직접 그분(MZ세대)들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듣고, 일부 위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공정성이 적절한지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했다”며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교수는 “구성이나 절차적으로 충분히 여러 입장을 같이 조율하고, 그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입장을 들어보자고 제안해 특별히 두 차례나 입장을 청취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번 협의회 결정이 “노·노의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나름대로는 절묘한 하나의 조정안, 타협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은 실질적 처우 개선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감안해 소속 기관을 통해 안정적인 노동환경을 만들고, 공단과는 분리하면서 불협화음은 없애겠다는 취지다.

이 교수는 “(고객센터가) 공단 직원으로 합쳐지는 모습이 될 때는 반발이 클 수 있는데 공단과 일정하게 분리시켜 기관의 독자성을 분담한다면 수용 가능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했다. 고객센터 노조는 마지막 협의회 회의에서도 공단의 직접 고용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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