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진의 역사 한곳에서 본다…'서울사진미술관' 이달 착공

류인하 기자
국내 최초 공공사진미술관 서울시립 ‘서울사진미술관’ 조감도. 서울시 제공

국내 최초 공공사진미술관 서울시립 ‘서울사진미술관’ 조감도. 서울시 제공

국내 최초 공공 사진미술관인 서울시립 ‘서울사진미술관’이 이달 중 착공한다.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일대 서울광역푸드뱅크 부지에 설립되는 서울사진미술관은 연면적 7048㎡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다. 오는 2023년 12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오스트리아 건축가 믈라덴 야드리치(Mladen Jadric)의 작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공동수행 건축가 윤근주씨와 함께 지난 9월 말 실시설계(세부설계)를 완료했다. 건축가는 비틀린 듯한 건축 오브제의 다이내믹한 형태를 통해 사진술과 건축의 특성이 나눠지는 순간을 형상화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인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사진미술관은 140여년 한국 사진사를 정립하는 최초의 공공미술관이자, 앞으로 변화하는 사진매체에 대응하고, 사진·영상기반의 다양한 전시와 체험이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소장품 수집에 착수해 사진, 필름 등 1만2000여점의 전시품목을 수집했다. 1950~80년대를 중심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풍경사진과 인물사진, 사진사 연구에 의미 있는 작품,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 시각예술문화 보존을 위해 필요한 작품 등을 중심으로 수집활동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울사진미술관 내부 전경 이미지. 서울시 제공

서울사진미술관 내부 전경 이미지. 서울시 제공

대표적으로 한국 기록사진의 개척자인 성두경 작가의 1950~60년대 서울 경관, 인물 등을 촬영한 필름과 사진, 유품 일체를 이번 서울사진미술관 개관에 앞서 기증받았다. 1960년대 한국을 촬영한 홍순태·황규태 사진가의 작품과 한국 최초의 종군사진가 임인식 작가가 한국전쟁을 기록한 사진작품도 서울사진미술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성사진가들의 다양한 작품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여성 사진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1980년대 여성사진운동의 변모를 추적할 수 있도록 박영숙, 김테레사 등 5인의 여성사진가들의 작품도 확보했다. 문화예술계 인사의 인물사진을 촬영해온 이은주 사진가의 작품 역시 이곳에 전시된다. 이은주 작가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를 비롯해 발레리나 강수진,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 인물사진을 다수 촬영해왔다.

이밖에 1930년대부터 활동한 한국사단의 대표사진가 이형록 작가의 사진, 정희섭 작가의 필름, 장진필 작가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수상작품 및 지역사진사 연구자료 등도 전시된다.

서울시는 ‘서울사진미술관’ 착공과 함께 건립과정과 다양한 비전을 시민들과 처음 공유하는 사전프로그램 ‘(불)완전한 미술관’을 연다. 오는 11~27일 북서울시립미술관, 세운상가 등 서울 곳곳에서 사진 및 시각예술 전문가들과 사진현장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세미나와 워크숍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사진미술관의 건립과정을 공유하는 ‘건립세미나’는 11~12일 이틀간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설계자 믈라덴 야드리치를 포함해 9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그동안 진행한 건축, 수집, 전시, 교육연구의 결과가 건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공유하고, 매체와 시대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담론을 나눈다. 세운상가, 캐논갤러리 등에서는 15~27일 9차례에 걸쳐 ‘참여형 워크숍’이 진행된다.

서울사진미술관이 들어서는 서울 도봉구 창동 주변지역. 서울시 제공

서울사진미술관이 들어서는 서울 도봉구 창동 주변지역. 서울시 제공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개관 전까지 사전프로그램을 통해 사진계의 생산적이고 지속적인 논의 구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변화·확장하고 있는 사진매체의 흐름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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