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표준’이 된 극한 기후…“COP26이 전환점 돼야”읽음

김한솔 기자
올해 9월16일 촬영된 그린란드의 빙산.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9월16일 촬영된 그린란드의 빙산. 로이터연합뉴스

“극한 기상현상은 이제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31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막에 맞춰 ‘2021 세계 기상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번 보고서에서 지난 7년은 지구에서 역대 가장 더운 기간이었으며, 기록적으로 높은 온실가스 농도가 현재와 미래 세대 모두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면서 지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온실가스 농도는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413.2ppm, 메탄은 1889ppb로 산업화 이전보다 각각 149%, 262% 증가했다.

올해 1~9월 데이터를 토대로 한 이 보고서는 올해 초 발생한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일시적 ‘냉각 효과’로 인해 2021년이 기록상으로는 역대 6~7번째로 더웠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것이 기온 상승의 장기적 추세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순위는 연말에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해수면 높이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3~2002년 연평균 2.1mm 상승했지만, 2013~2021년에는 연평균 4.4mm 상승했다. WMO는 “빙하와 빙상의 손실이 가속화되면서 (해수면 높이가) 2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북미의 빙하는 지난 20년 간 빠르게 줄어들었고, 최근들어 그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2015~2019년의 빙하는 2000~2004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줄었다. 올해 8월에는 그린란드 빙상의 가장 높은 지점인 ‘서밋 스테이션’에 비가 내리면서 서밋이 녹아내렸는데, 이 곳에 비가 내린 것은 처음이었다. 페테리 타알라 WMO 사무총장은 “그린란드 빙상 정점에 사상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며 “극한 기상현상은 이제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고 했다.

세계 각국은 극한 폭염과 폭우를 겪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남부에 위치한 리튼은 올 6월 말 49.6도를 기록했는데, 그 전 가장 높은 기록보다 4.6도나 높았다. 7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기온이 1930년대 이후 세계에서 가장 높은 54.4도를 기록했다. 지중해 국가들도 40도 이상의 폭염에 시달렸다. 서유럽은 역사상 가장 심한 홍수 피해를 겪었고, 브라질과 우루과이 등은 심각한 가뭄으로 농업에 큰 손실을 겪었다. 브라질의 경우 가뭄 직후 7월말 한파가 닥치면서 커피 생산 지역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극한 폭염과 홍수 등은 기후변화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WMO의 보고서는 지구가 우리 눈앞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바다 깊은 곳부터 산 정상까지, 전 세계 생태계와 지역사회가 황폐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OP26이 전환점이 돼야 한다”며 “미래를 지키고, 인류를 구하기 위해 야망과 연대를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타알라 사무총장 역시 “COP26은 우리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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