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 7%’ 철강이 주요 의제 오른 건 처음이라니…

김한솔 기자

온실가스 감축 5개 부문 포함

한국은 ‘배출량의 13%’ 차지

용광로 → 전기로 교체해도

2030년 9890만톤 배출 예측

2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발표된 ‘글래스고 돌파구’ 협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2030년까지 청정 기술로 빠르게 전환해야 할 온실가스 다배출 부문에 철강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협약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거의 0에 가까운 철강을 생산하고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OP26 의장국이자 이 협약을 제안한 영국은 철강을 비롯해 수소, 전력, 교통, 농업 등 5개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할 경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0% 이상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철강’이 기후 부문의 주요 의제로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7%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철강은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이번 협약에는 한국, 영국, 유럽연합(EU), 미국, 캐나다 등 세계 철강 생산량의 32%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참여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서 철강 부문의 탄소 감축을 위해 기존의 고로(용광로)를 전기로로 대체하는 것을 제시했다. 정부는 “전기로는 전기로 열을 발생시켜 폐철을 녹여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의 고로 방식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다”고 밝혔다. 고체 탄소 연료인 코크스를 사용하지 않아 탄소를 상대적으로 적게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하더라도 철강 부문은 2030년에 여전히 989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이 ‘0’이 된 사회상을 그린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고로와 전기로를 모두 포함한 철강 부문의 탄소계 공정 자체를 수소환원제철로 100% 바꾸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소환원제철은 철 생산 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인데,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이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시점은 2050년이다.

국내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 세계자연기금 일본지부, 호주보존재단 등 세계 17개 시민사회단체는 COP26에 맞춰 각국 정부에 ‘철강산업의 탈탄소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번 협약이 발표되자 해당 국가의 환경단체들은 환영 의사를 밝히며 “탈탄소 및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그런 철강에 대한 수요를 끌어낼 조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한국은 철강산업 비중이 큰 만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3% 이상이 철강 부문에서 발생한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주요 철강업체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2040년 이후로 미루며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제 막 첫발을 뗀 셈이지만, 철강산업의 대표적 기업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이번 글래스고 돌파구 협약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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