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만배 “남욱·정영학, 2014년 ‘박영수 로펌’서 대장동 사업 입찰 준비”

이홍근·이보라 기자

특검으로 임명 전 대표로 재직

사업 준비 단계부터 관여 의혹

검찰 전담수사팀서 진술 확보

박영수 측은 “전혀 모르는 일”

남욱, 김만배

남욱, 김만배

검찰이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2014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관한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을 준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 전 특검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에 자신과 가족, 친인척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사업 준비 단계부터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전 특검 측은 이번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조사에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2014년 8월부터 11월까지 법무법인 강남에서 대장동 사업 입찰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강남은 박 전 특검이 2013년 2월부터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3년10개월간 대표로 재직한 법무법인이다. 김씨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화천대유를 설립하기 전 자기들끼리 자산관리회사(AMC) A사를 설립해 대장동 사업 공모를 준비했다고 했다. 김씨가 본 서류에는 A사 사내이사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배우자들이 등재돼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주로 강남 사무실에 모여 대장동 사업 모델을 논의했는데, 이때 자신들의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시키는 방안도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정 변호사와 김 회계사는 2014년 11월 성남도개공에 각각 전략사업실장과 전략투자팀장으로 입사했다.

당초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A사를 중심으로 하나은행, 부국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 무렵 예금보험공사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배임 혐의 등을 포착해 수원지검에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검찰 수사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사업 전면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들은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AMC를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2015년 2월6일 김씨를 전면에 내세운 화천대유를 창설했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김씨는 검찰에서 “당초 A사 지분 15%를 줄테니 ‘얼굴 마담’으로 참여하라는 제안을 받고 거절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박 전 특검 사무실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입찰을 준비했다는 김씨 진술로 박 전 특검과 대장동 세력 간 유착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2015년 6월 입사해 최근까지 화천대유에 근무한 박 전 특검의 딸은 올해 6월 화천대유가 시행한 대장동 아파트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분양받았다. 박 전 특검의 인척 이모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는 화천대유가 취득한 대장동 부지 5개 구역의 아파트 분양대행 업무를 독점했다. 박 특검의 아들은 이씨가 설립한 다른 회사에서 창업 멤버로 수개월간 일하기도 했다.

박 전 특검 측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법무법인에 드나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장동 사업 입찰 준비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 전 특검은 지난달 26일 두 사람이 강남에서 대장동 사업을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이날도 재차 기자에게 “모릅니다”라고 했다. 박 전 특검의 측근 변호사도 “법무법인에서 경기지방경찰청 사건 때부터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변론을 준비하다 보니 대장동 사업과 관련 얘기를 듣기는 했다”면서도 “함께 AMC를 설립하거나 입찰 준비에 관여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2017년 3월6일 서울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2017년 3월6일 서울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단독]김만배 “남욱·정영학, 2014년 ‘박영수 로펌’서 대장동 사업 입찰 준비”

배너가 클릭되지 않을 시 주소창에 https://news.khan.co.kr/kh_storytelling/2021/daejang/ 을 입력해주세요.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