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책임져라”…민주노총 서울 도심서 집회

강은 기자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화물연대 정부여당 규탄 결의대회 등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화물연대 정부여당 규탄 결의대회 등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이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공공부문 불평등 타파와 노동기본권 확대를 요구했다. 서울시와 경찰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집회 금지를 통보했으나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공공운수노조가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일대에서 개최한 총궐기 대회에는 약 2만명이 참가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노동 존중 실현 등 이 정부가 우리에게 약속한 노동 공약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총궐기를 거쳐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까지 사회공공성과 노동기본권을 확대하기 위한 투쟁의 대장정에 한 치 물러섬 없이 나설 것”이라고 했다.

본 집회 시작 전 노조 측 4개 본부는 서울 도심 일대에서 각각 사전집회를 열었다. 화물연대 본부는 오후 1시 여의도에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산재보험 전면적용 등을 촉구했고, 공공기관본부도 인근에서 기획재정부 해체와 노정교섭 제도화 등을 요구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보다 앞선 정오 서울교육청 앞에서 교육복지 강화를,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같은 시간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집배원 정원 조정과 인원 감축 철회를 촉구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촛불항쟁의 승리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촛불정부’를 자임했지만, 이내 ‘촛불배반’ 국면이 돼버렸고, 정치·사회·경제적 개혁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감을 넘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병 시대 바이러스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균등하게 침투하지만, 정작 그 피해는 가난한 사람이나 사회적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촛불정부 5년을 지나는 사이, 이제 ‘관료공화국’이 되어 버렸고, 특히 ‘모피아 전성시대’가 되어 버렸다. 모피아의 아성, 기획재정부를 쪼개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많은 인원이 여의도역에 몰리면서 국회 방향 지하차도 옆길과 한국거래소 방향 등에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다만 지하철역 열차 무정차 통과나 일대 교통 통제 등의 조처를 내리는 상황으로까지 가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주최 측은 집회 후 행진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를 고려한 방침으로 보인다.

경찰은 최근 민주노총에서 개최한 집회를 모두 불법으로 간주,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수도권 지역의 감염병 확산 위험에 따른 경찰·서울시의 집회금지에도 불구하고 오늘 여의대로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한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 등에 대해 집시법 및 감염병예방법 등 위반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불법행위에 책임이 있는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에 대해 즉시 출석을 요구하고 체증자료 분석을 통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장에 2만9000명, 축구장에 3만100명, 실내 공연장에 3000여명이 모이는데 집회만 유독 499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가”라며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지만, 집회의 권리만큼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경찰청 인권위원회는 지난24일 “코로나19 이후 경찰이 집회시위에 대해 엄정한 사법조치라는 일관된 태도로 사실상 대부분의 집회를 금지해왔다”며 “국민의 헌법상 권리인 집회·시위 자유를 적극 보장하라”는 의견을 경찰청장에게 표명했다. 특히 집회를 막기 위한 차벽은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oday`s HOT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사해 근처 사막에 있는 탄도미사일 잔해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황폐해진 칸 유니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