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택시 탔다” 거짓말한 목사 부부 탓··‘오미크론’ 확진된 우즈벡인 아내 411명 예배 참석읽음

글·사진 박준철 기자

거짓말에 검사 지연…판정 전 지역 ‘활보’도

미추홀구,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 예정

2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이 텅비어 있다.

2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이 텅비어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확진된 인천의 40대 목사 부부는 방역당국에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말 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사 부부를 인천공항에서 집에까지 태워줬다가 오미크론에 확진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남성의 아내는 코로나19 확진 이전에 411명이 참석한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에선 2일 오미크론 확진자가 3명이 발생했고, 맘까페 등을 중심으로 지역 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355명으로, 지난 1일 326명 나온데 이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확진자도 3명 숨졌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경신되고 있다.

특히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 사는 40대 목사 부부와 연수구 연수1동에 사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남성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확진됐다.

목사 A씨(44)와 아내 B씨(46)는 선교를 위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가 지난 24일 귀국,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C씨(38)는 인천공항에서 A씨를 태워 집으로 데려다 줬다. C씨는 목사 A씨를 위해 통역과 운전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A씨의 초등학생 아들과 C씨의 아내, 장모, 지인 등 4명의 확진자도 오미크론 의심자로 분류돼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7명 모두는 인천의료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미추홀구는 목사 부부가 24일 귀국 이후 25일 확진판정을 받고 집에서 격리하다가 지난달 30일쯤 인천의료원에 입원해 접촉자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A씨의 딸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특히 목사 A씨 부부는 당초 인천공항에서 집까지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말을 한 것도 확인됐다. 이 때문에 C씨에 대한 검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 사실을 모른 C씨의 아내는 지난달 28일 목사 부부가 다니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예배에 참석했다. 이 외국인 프로그램에는 키르기스탄 국적의 C씨 아내를 포함해 411명이 참석했다. 또 당일 교회에서는 별도로 한국인을 중심으로 381명 예배에 참석했다.

미추홀구와 이 교회는 이날 한국인 예배 참석자와 외국인 예배 참석자, 사역자 등 848명 대해 코로나19 검사 권유 문자를 발송했다. 미추홀구는 또한 거짓말을 한 목사 부부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목사 부부가 확진됐음에도 밀접촉자로 격리되지 않는 C씨는 25일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4일 후인 29일 양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지역을 활보해 인천 전역으로 전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씨가 거주하는 연수1동 함박마을은 중앙아시아인 밀집지역으로, 백신 미접종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연수구 원인재역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연수구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진 소식에 평소보다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주민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인천에서 발생했다는 안내 문자와 함께 목사 부부가 사는 숭의동과 C씨가 거주하는 연수1동 주민들에 대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전파력이 다른 바이러스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확진자가 인천에서 나오자 주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인천의 한 맘카페에는 ‘오미크론 확진자 나온 동네가 어디냐’거나 ‘아이들 전면 등교 중인데 너무 불안하다’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백신을 맞으면 해외에서 들어와도 자가격리가 없다는 게 놀랍다”며 “지역에 퍼질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오미크론에 확진된 목사 부부에 앞서 지난 2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경기도에 사는 50대 여성 2명도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된 것으로 밝혀져 인천공항도 초긴장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지난달 27일 1만7624명까지 이용객이 늘어나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미크론이 나온 지난 1일은 1만4498명으로 이용객이 감소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여객 수요가 회복하는 시점에 ‘오미크론’이 터져 다시 꽁꽁 얼어붙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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