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라며 웃돈 4억 붙었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운명은···

박용근·이삭 기자

교통·유통 입지 좋아

최고 경쟁률 108대1

후진국형 건물 사고에

입주 예정자들 ‘분노’

보상 등 격랑 속으로

붕괴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모습. 100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이 아파트는 앞날을 가늠치 못할 운명에 처해 있다. 박용근기자

붕괴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모습. 100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이 아파트는 앞날을 가늠치 못할 운명에 처해 있다. 박용근기자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화정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는 광주지역에서 가장 ‘핫’한 주거공간으로 꼽혔다. 분양 당시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다. 실제 올해 11월 입주예정인 이 아파트는 사고 이전만 해도 ‘웃돈’이 4억원이나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경쟁률과 최고 분양가, 최고 프리미엄 등 광주지역 공동주택의 기록 경신을 주도했던 이곳의 운명은 로또가 아닌 격랑 속으로 빠져들 운명에 처해졌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해 보면 화정 아이파크는 최근 광주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다. 버스터미널이 붙어 있는 데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유통시설에다 복합문화예술공간 유스퀘어 등이 인접한 입지 여건이 호재가 됐다.

광주 시내 부동산업계는 화정 아이파크를 짓기 위해 기존에 영업 중이던 나이트클럽과 호텔 등 크고 작은 상업시설들이 해체되는 등 분양 당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곳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화정 아이파크 분양 당시 경쟁률이 가장 치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양가와 경쟁률 등이 기존에 갖고 있던 광주 시내 아파트 분양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면서 “입주도 하기 전에 피(웃돈)가 4억원가량 형성된 곳이 이 아파트였는데 붕괴사고가 나는 바람에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9년 청약 당시 경쟁률은 2단지 84㎡(B)형의 경우 108 대 1을 기록했다. 전체 경쟁률은 43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9261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68 대 1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분양된 1단지 84㎡(B)형 역시 102 대 1의 경쟁률이었다.

분양가 기록도 갈아치웠다. 평당 분양가는 2단지가 1631만원이었고, 1단지는 1635만원으로 광주 지역 최고가였다. 택시기사 정 모씨는 “화정 아이파크 분양 당시 광주 시내가 시끄러웠다. 30평형대가 7억원대로 비싼 가격인데다 중도금도 유이자 조건이었지만 줄을 섰다”면서 “당첨만 되면 로또가 됐다고 하고, 사고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엄이 4억원이나 붙었다”고 전했다.

시민 이정호씨는 “후진국에서나 날 법한 이번 사고를 보면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가 막히고 창피하다”며 “아이파크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12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4개 공사현장에 대해 공사중단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철거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광주계림 아이파크 SK뷰,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단지 등이다.

붕괴사고가 난 화정 아이파크는 847가구 규모로 올해 11월30일 완공 예정이었고. 지난해 사고가 난 학동4구역 재개발구역은 2282가구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광주계림 아이파크 SK뷰는 1715가구 규모로 올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운암3단지는 3214가구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 사업이며 지난해 철거를 완료하고 올 상반기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전면 철거와 분양가 보상 등을 주장하고 나설 태세다. 한때 ‘로또’ 청약 당첨이라는 기대가 운명을 가늠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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