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이파크 붕괴’ 현대산업개발, 수원 아이파크는 ‘균열 하자’로 법정 다툼 중읽음

유선희 기자
안전사회시민연대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역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선희 기자

안전사회시민연대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역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선희 기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균열 하자로 수원 아이파크 아파트 입주민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수원 아이파크시티 2단지 아파트(1135세대) 자치의결기구 주민들은 2015년 HDC현대산업개발과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금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2012년 입주가 시작된 2단지에서 외벽이 균열되고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하자가 발생했다. 이후 보수가 진행됐음에도 하자가 잇따르자 2단지 주민들이 직접 소송에 나선 것이다.

판결문 확인 결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소송제기 6년만인 지난해 5월 입주민들이 제기한 하자보수금 소송 일부에 대해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채권 범위 내에서 아파트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33억7000여만원을 지급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는 7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입주민들이 제기한 하자항목은 공용부분 16개, 전유(개인)부분은 7개다. 공용부분에서는 지하주차장 바닥 액체방수 및 보호 몰탈(벽을 바르려고 시멘트와 모래를 일정한 비율로 섞어 반죽) 상이 시공, 외벽 건식 균열, 지하부속실 균열 등이 쟁점이 됐다. 전유부분에서는 위생도기 고정불량, 욕체 벽체타일 몰탈 부족시공 등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4개 항목을 제외하고 모두 시공의 문제를 인정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의 감정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민들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전유부분에 대해 6억원을 배상했다. 다만 항소 뜻을 밝혀 현재 해당 사건은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수원 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도 이날 오후 서울 용산역 앞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속위 제공

수원 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도 이날 오후 서울 용산역 앞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속위 제공

수원 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 관계자는 “수원 아이파크시티 아파트 부실시공은 이번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같은 맥락으로 봐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분양당시 ‘명품아파트’를 짓겠다고 했는데 실상은 수 많은 하자가 발생해 결국 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이어 “1심에서 나온 총 40여억원의 배상 규모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오로지 수익만 앞세운 부도덕한 기업은 퇴출돼야 한다”고 했다.

소속위원회 입주민 6명은 이날 서울 용산역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로지 본인 수익만 생각하고 분양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만 줬다”며 “수원시내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권선지구’에서도 당장 떠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입주민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상업·편의시설물 등이 들어서기로 했던 부지를 용도변경해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하고 있다”며 “사기분양이다. 원안개발을 하라”고 했다.

안전사회시민연대도 이날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의 무한 탐욕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정부와 사법당국은 정몽규 회장 등 경영진을 구속해야 한다”며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여전히 구멍이 많아 원청 대표와 경영진 처벌이 어렵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고 건설안전 특별법 제정, 다단계 하청 근절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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