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권자 정치 양극화,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지난해 여야 지지자별 대통령 지지율 격차 70% 달해

김기범 기자

한국 유권자들의 정치 양극화가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여야 지지자별 대통령 지지율의 격차는 약 70%포인트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IPA(한국행정연구원) 조사포럼’ 제39호를 발간했다. KIPA 조사포럼에 담긴 ‘주제 심층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민주당 지지자의 연평균 대통령 지지율은 75%, 국민의힘 지지자의 대통령 지지율은 5%로 여야 지지자 간 정치 양극화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연구원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갤럽DB와 갤럽리포트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여야 지지자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비율.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여야 지지자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비율.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여야 지지자 간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 비율의 격차는 노무현 정부 이후 심화되기 시작했다. 정부별로 가장 격차가 컸던 시점을 살펴보면 김영삼 정부는 1994년 8월 4주에 39%포인트, 김대중 정부는 1998년 7월 4주에 4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처럼 50%포인트 안쪽이었던 여야 지지자 간 대통령 지지율 격차는 노무현 정부에서는 2007년 4월 1주 62%포인트를 기록했고, 이명박 정부는 2009년 12월 4주 64%포인트, 박근혜 정부는 2016년 3월 1주 75%포인트를 기록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2020년 3월 1주 85%포인트까지 벌어진 바 있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촛불집회가 일어났던 2016년 11~12월 사이 여당 지지자의 긍정적 평가 비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여야 지지자 간 지지율 차이가 20%포인트 안팎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정당 지지자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비율 변화.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정당 지지자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비율 변화.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이 같은 여야 지지자 간 대통령 지지율 격차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2021년 9월을 기준으로 한국 여야 지지자의 대통령 지지율 격차는 70%포인트였던 것에 비해 미국의 여야 지지자 간 격차는 84%포인트에 달했다.

미국의 경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여야 지지자 간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 격차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양극화가 심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여당 지지자의 대통령 지지율은 2017년 8월을 제외하고는 항상 80% 이상이었고, 야당 지지자의 대통령 지지율은 14% 이하로 나타났다.

행정연구원은 또 최근 15년 사이 국내 유권자 가운데 여야 지지자 간 이념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07년 말까지는 여야 지지자가 같은 시기에 보수화 또는 진보화 되었지만 2008년부터는 여야 지지자의 이념성향이 대체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당파의 이념성향은 중도로 큰 변화가 없었으며, 대체로 여야 지지자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지지자의 이념성향 변화.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여야 지지자의 이념성향 변화.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행정연구원은 정보매체 이용자 분석 결과에서는 주로 ‘인터넷포털’과 ‘SNS’를 통해 정치 뉴스 또는 정보를 접하는 이들은 대체로 진보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신문을 많이 보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7년 이후에는 정치블로그 등 개인 인터넷사이트 이용자와 SNS 이용자들의 보수화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매체 이용자별 이념성향 분석에서는 경향신문·한겨레신문을 통해 선거뉴스와 정보를 접한 이들은 대체로 진보적 성향으로 나타났고,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 이용자는 보수적 성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0점에 가까울수록 매우 진보적이고, 10점에 가까울수록 매우 보수적임을 의미하는 척도에서 경향신문·한겨레신문을 주로 이용한 이들은 3.55점, 조선·동아·중앙일보 이용자는 5.95점이었다.

"한국 유권자 정치 양극화,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지난해 여야 지지자별 대통령 지지율 격차 70% 달해

박준 행정연구원 국정데이터조사센터 소장은 “정치 양극화가 심한 사회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차기 정부는 정치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책임총리제 등을 통해 청와대의 권력을 분산시키고 국정운영 과정에서 여야정 협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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