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루지 못한 꿈, 이제 또다른 이들의 몫"읽음

백경열 기자

24일 대구 사저에 입주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당분간 통원치료를 하며 건강 회복에 전념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박씨는 이날 낮 12시15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자신의 자택에 도착해 사저 앞에서 10분가량 직접 발언한 뒤 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언론과의 백브리핑을 통해 추가로 입장을 밝혔다. 유 변호사는 “지금은 (박씨의) 아직 건강이 100% 완치된 게 아니다. 의료진이 통원치료가 가능하다고 해서 퇴원을 권했다”면서 “당분간 건강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24일 대구 달성 자신의 사저에 도착한 직후 한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백경열 기자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24일 대구 달성 자신의 사저에 도착한 직후 한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백경열 기자

대선 결과 및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자택 방문과 관련해 유 변호사는 “아직 (윤 당선자로부터) 연락온 게 없다”면서 “연락이 오면 그 문제는 제가 답할 건 아니고, 박 전 대통령이 말씀하시면 그때 언론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박씨가 달성에 정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곳 달성은 (박씨가) 처음 정치를 시작한 곳이다”면서 “이 지역구 4선을 거쳐 대통령까지 되신 것이다. 늘 마음 속에 고향으로 생각하셨다”고 소개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자택에 도착해 한 어린이가 주는 꽃다발을 건네받은 뒤 곧바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씨는 “돌아보면 지난 5년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면서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면서 견뎌냈다”고 운을 뗐다.

박씨는 정치적 활동의 재개 여부 등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그건(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의 의미에 대해 유영하 변호사는 박씨에게 물어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박씨는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사면이 결정된 후에 이곳 달성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 보고 깊은 감동 받았고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씨는 “24년 전 1998년 낮선 이곳 달성에 왔을 당시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여러분들이다”면서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박씨는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구석구석 다녔다.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달성군 관내에 명칭을 보면 유가, 구지, 다사, 하빈 같은 이국적인 느낌 이름들이 많은데 그런 만큼 저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주는 곳이다”고 말했다.

24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사저 인근에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 백경열 기자

24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사저 인근에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 백경열 기자

박씨는 이날 또 “오늘 이렇게 (시민들을) 만나봬니 지난 날의 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며 “달성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 어떤 분이 ‘이곳 공기가 참 좋습니다’라는 얘기를 했다. 처음에는 시골이라 공기가 좋다는 건가 했는데, 그말은 이곳 선거분위기가 좋다는 말이라는 걸 알았다. 돌아갈 수 있다면 가고 싶을 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 나가겠다”며 “이곳에 여러분과 같이 좋은 분들과 같이 함께 지낼 수 있게 돼 무척 기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날 박씨의 발언 시작 1분여만에 이모씨(48)가 박씨를 향해 소주병을 던지면서 행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소주병은 박근혜씨가 서 있던 쪽과 5~10m가량 벗어난 곳에 떨어졌으며, 부상자는 없었다. 대구경찰청은 소주병을 던진 이씨를 폭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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