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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컨설팅 안받았다”는 한동훈 장녀…미국 대입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유료로 영문 소논문 첨삭 지도받아

유선희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17)이 미국 대학입시 전문 컨설턴트가 운영하는 A단체에서 국제학교 9학년(한국 기준 중학교 3학년)때부터 1년간 회원으로 활동하며 영문 소논문에 대한 유료 첨삭지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후보자 측은 딸의 미국 대학 입시용 스펙쌓기와 관련한 보도가 나오자 “후보자의 장녀는 소위 유학용 컨설팅 업체에게서 컨설팅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 미국 대학입시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1년간 유료로 영문 소논문 첨삭지도를 받은 것이다.

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A단체에 가입하려면 소속학교의 직전연도(또는 학기) 학년 석차가 상위 10% 이내 또는 SAT(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와 GPA(학부성적)가 3.8 이상이어야 한다. 석차가 기록된 학교성적증명서와 소속학교 교사의 추천서, 각종 활동기록과 수상기록 및 상장 사본 등도 제출해야 한다. 중·고등학생이 대상으로 “회원을 받아들이는데 신중한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회원이 되면 가입비 40만원을 내야 한다. 매월 40분씩 2번 영문 소논문 첨삭지도를 받고 15만원을 낸다.

이 단체는 1년에 2번(여름호, 겨울호) 정기적으로 영문 저널(Unseen)을 600~700부 발간한다. 컨설턴트의 개인 블로그 소개글을 보면 “작성 기준에 따라 작성한 소논문이 정기적으로 소책자로 발간돼 인식확산 캠페인에 사용한다”고 돼 있다. 인문학적 교양을 증진하기 위한 리더십캠프도 개최한다. 해시태그(#)로 ‘미국유학, 미국대입준비, 미국대입에유익한활동, 미국대입준비특별활동, 청소년지도자교육’ 등을 달아놨다. 미국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 활동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의 딸은 국제학교 9학년(한국 기준 중학교 3학년)때인 2020년 5월5일 이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 1년 남짓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활동 기간 2번 소논문을 작성해 영문저널에 실었다. 이 시기는 딸이 본인을 포함해 10여명의 청소년 필진들과 만든 웹사이트에 영문기사를 작성해 올린 시기와 맞물린다. 딸이 해당 사이트에 첫 기사를 올린 건 2020년 8월25일로 기후변화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단체 대표인 B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한 후보자의 딸) 어머니가 전화를 해 문의한 걸로 기억하고 있다. 거의 오자마자 여름호를 발간했고 글 수준은 다른 학생과 비교해 보통 수준이었다”며 “알음알음 오기도 하는데 제 블로그를 보고도 온다”고 했다. B씨의 블로그에는 ‘미국대입지원 컨설팅 서비스’를 안내한다고 돼 있다. 또 “미국 대입 준비는 일찍 시작할 수록 철저히 준비할 수 있고 일을 분산시킨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면서 학업성적 분석(GPA, SAT 등)과 메인에세이 작품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메인에세이와 모든 쇼트에세이의 철자 및 문법 최종 확인 등 총17가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적었다.

B씨는 단체 활동이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한 스펙쌓기용 아니냐는 질문에 “영문저널에 실린 내용을 본인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본인들의 자유 아니겠나. 저는 그저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공부를 했으면 하는 차원에서 단체를 만들었다”고 했다.

앞서 한 후보자는 딸이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해 입시컨설팅을 받은 게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자 이날 “기사에서 후보자 딸이 전문적인 입시컨설팅을 받은 것처럼 언급하였는데 후보자의 장녀는 소위 유학용 컨설팅 업체에게서 컨설팅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었다.

한 후보자 측은 ‘딸이 입시컨설팅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 아니냐는 경향신문 질의에 “후보자 딸은 A단체에서 입시컨설팅을 받은 바 없고(입시컨설팅을 받는 것이 잘못도 아닙니다), 월 10여만원 정도 비용을 내고 에세이 수준의 영작문 첨삭지도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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