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공항 ‘비행금지 시간’ 해제된다…치솟은 항공권값 내려갈까

이홍근 기자
지난달 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출국수속을 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지난달 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출국수속을 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캐나다에서 어학연수 중인 유학생 A씨(25)는 지난 12일 귀국하기 위해 비행기표를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지난해 12월 캐나다로 출국할 당시 왕복 220만원이었던 항공권값이 편도 150만원 수준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완화 이후 세계여행을 준비 중인 B씨 역시 비싼 항공권값 때문에 난감했다. 파리행 편도 항공권값에만 100만원 가까운 예산을 쓸 수 없어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유 코스를 선택했다.

국토교통부가 항공권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인청공항의 ‘비행금지 시간(커퓨)’을 없애기로 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인천공항에 커퓨를 처음 도입한 지 2년 1개월 만이다.

커퓨는 일정 시간 동안 비행기의 운항을 금지하는 제도이다. 승객이 온종일 출입국하면 이를 관리할 출입국 검역·격리·이송 인력도 24시간 상주해야 하니 운행 시간을 줄여 방역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이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없었다.

문제는 이 시간대에 운행되는 항공편이 전체의 5분의1 수준이라는 점이다. 2019년 기준 인천공항에서 이 시간에 운행되는 운항편이 전체의 23%가량을 차지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심야시간대 운행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행할 수 있는 항공편의 수가 절대적으로 줄자 항공사들은 경영상의 이유로 커퓨의 해제를 요구해왔다.

운항편이 제한된 상태에서 방역조치가 완화되며 수요가 늘자 항공권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대비 4월 항공권값은 유럽행 38%, 미주행 49%, 동남아행 49%, 동북아행 33% 상승했다.

정부는 항공권값을 정상화하기 위해 커퓨 폐지 외에도 6월부터 국제항공편을 주230회 증편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은 주180회 증편되며 지방공항은 주50회 증편된다. 지난달 6일 정부가 내놓은 ‘매월 주 100회씩 증편’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된 조치다. 7월부터는 매월 증편규모의 상한을 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증편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의 6월 국제선 증편 계획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남아행 증편이 주 110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북아행 주 37회, 미주행 주 20회, 유럽행 주 7회 순서였다. 지방공항의 국제선 증편은 김해공항(주 28회), 대구공항(주 11회), 김포공항(주 11회), 양양공항(주 4회), 제주공항(주 3회) 순이었다. 무안 공항은 주 4회 축소됐다.

인천공항의 시간당 도착 편수 제한도 현행 20대에서 40대로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입국 승객에 대한 전수 검역조사를 샘플 검역조사로 전환하고, 미접종 해외입국자의 격리를 해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커퓨 해제를)협의하기 위해 내부 자료를 만든 것”이라면서 “아직 공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