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집앞서 보수·진보 ‘맞불집회’···시민들 “나라가 왜 이런지 눈물”읽음

유경선 기자

30여명 폴리스라인 사이 두고 목청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비롯한 진보단체 회원들이 14일 서울 서초동 윤석열 대통령 사저가  있는 회생법원앞에서 양산 문재인 전대통령 사저앞 시위에 대한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비롯한 진보단체 회원들이 14일 서울 서초동 윤석열 대통령 사저가 있는 회생법원앞에서 양산 문재인 전대통령 사저앞 시위에 대한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연일 열리고 있는 보수단체 집회에 대한 ‘맞불 집회’가 14일 윤석열 대통령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열렸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도 집회 현장에 나와 욕설과 고함으로 맞대응했다. 현장을 지켜본 시민들은 “우리나라가 왜 이런지 눈물이 난다”고 개탄했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는 이날 오후 2시 아크로비스타 건너편 인도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욕설·고성 시위를 하는 보수단체들이 13일까지 집회를 그만두지 않으면 이날부터 맞불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었다. 3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과 15명가량의 보수단체 회원 및 유튜버들이 폴리스라인을 사이에 두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의소리 측 참가자들은 ‘욕설·소음 양산 패륜집회 비호한 윤석열은 사과하라’ ‘양산 패륜집회 중단시킬 때까지 법에 따라 아크로비스타 시위’ 등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가로수에 걸고 집회를 벌였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서초 주민 여러분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대통령을 잘못 뽑은 죄라고 생각하고, 감수하고 인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꽹과리와 북을 치거나 앰프로 음악을 틀었다. 집회를 연 것은 보수단체의 양산 집회 때문이라며 양산 집회 현장에서 녹음된 욕설을 송출하기도 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아크로비스타 주민 여러분은 이런 욕설을 참을 수 있나”라고 했다.

‘서울의소리’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24시간 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 시작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소리’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24시간 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 시작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보수 유튜버들은 서울의소리 측 참가자들이 발언할 때마다 욕설을 했다. 양산 집회를 문제삼는 발언에는 “니들이 먼저 시작했다”고 소리쳤다. 한 보수단체 회원은 “집회를 멈추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민원을 넣는 중”이라고 했다. 집회가 신고되지 않은 구역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소리치다가 경찰에 제지당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경찰이 진보 성향 유튜버들을 제대로 제지하지 않았다고 항의하며 폴리스라인을 거세게 내려치다가 “한번 더 폴리스라인을 훼손하면 체포하겠다”는 경고를 들었다.

취재를 위해 마련된 폴리스라인 안에서는 보수·진보 유튜버들이 수 차례 맞붙었다. 시비가 벌어질 때마다 이들은 서로의 얼굴에 휴대폰을 들이밀며 조롱과 욕설을 했다. 집회에서 발생한 소리가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에서 정한 주간 소음 기준(65㏈)을 초과해 경찰이 경고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두 차례 경고한 상태”라고 했다. 경찰이 경고하자 주최 측은 앰프 대수를 줄였다.

근처에서 직장을 다니는 최모씨(59)는 “양산 집회가 잘못이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며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욕설을 하거나 몰상식하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했다. 지역 주민 조모씨(67)는 “한심스럽고, 우리나라가 왜 이런지 눈물이 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러 현장을 보러 나왔다”는 조씨는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켰다. 가슴이 아프고 기가 막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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