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집중호우로 10명 사망·8명 실종”

서울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 밤 서울지하철 7호선 이수역이 계단을 타고 흘러내린 빗물로 침수되고 있다. 서성일 기자

8일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호우로 서울·경기·강원에서 사망·실종자가 18명으로 늘어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0일 오후 11시 기준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10명(서울 6명·경기 3명·강원 1명), 실종 8명(서울 3명·경기 3명·강원 2명), 부상 19명(경기)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오후 6시 집계에서 강원 지역 실종자 2명이 늘었다.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강원 원주에서 벌통을 살피러 간 노부부가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 8일 밤 서초구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40대 남성이 이날 오후 3시3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실종된 누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전날 강원 평창과 경기 양평에서도 사망자가 각각 1명 나왔으나 이들은 호우 피해 사망자로 분류되지는 않아 중대본 집계에서는 빠졌다.

이재민과 일시 대피자도 늘고 있으며 시설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번 호우로 거주지가 파손되거나 침수된 이재민은 570세대 723명으로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다. 현재까지 집계된 일시 대피자는 1434세대 3426명이다.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가 침수로 단전돼 1937명이 일시대피 중인데 11일 귀가할 예정이다.

현재 1743세대 3706명이 정부와 지자체에서 마련한 임시주거시설 106곳에 머물고 있다. 이들에게는 구호 물품 2만4000여점이 제공됐다.

서울 등 중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기 광주 남한산성면 검복리마을에서 10일 주민 방규원(54세)씨가 양동이로 생필품을 전달받고 있다. 방씨는 빌라 입구가 산사태로 막히고 뇌졸중을 앓고 있는 노모가 대피가 어려워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현재 검복리는 전기, 수도가 끊겨 있다. 문재원 기자

공공시설 피해를 보면 선로 침수는 서울과 경기에서 17건 발생했다. 또 제방유실 8건, 사면유실 30건, 상하수도 시설 10건, 수리시설 14건의 피해가 있다. 종묘와 남한산성 등 문화재 피해는 40건으로 늘었다.

주택·상가 3724동이 물에 잠기고, 305ha의 농작물이 침수되는 등 사유시설 피해도 컸다. 옹벽 붕괴 9건, 토사 유출 40건, 산사태 25건 등이 있었다. 가축은 2만553마리가 폐사했다.

정전은 총 45건 발생해 1만5268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이 가운데 43건이 복구됐다.

각종 시설의 응급복구는 3946건 가운데 93.9%가 완료됐다.

둔치주차장 55곳, 하천변 32곳, 세월교(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다리) 21곳, 9개 국립공원의 171개 탐방로가 통제 중이다. 여객선 1개 항로(울릉도∼독도), 고속도로 1곳(용인서울선 서판교IC 인근) 등도 통제 상태다.

소방당국은 하천 급류에서 152명을 구조했으며 도로 방해물 제거 등 783건의 안전 조치를 했다. 2186곳의 배수도 지원했다.

충청권과 일부 전북, 경북 북부에 호우특보가 발효됐으며, 충청권과 전북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강한 비구름대가 동서로 길고 남북 폭이 좁아 지역별 강수량 차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