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프락치 특채’ 의혹에 “다른 의심자 건재한데···나한테만 가혹”

이유진 기자

당시 행적 기록 ‘국가기록원 존안자료’

공개 의향 묻자 “때가 있으리라고 봐”

“의혹 해소 방안, 조만간 말씀드릴 것”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이 지난 2일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내 경찰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이 지난 2일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내 경찰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군부독재 시절 함께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동료를 밀고해 경찰에 특별채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11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특정 세력의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 본인도 국가폭력(녹화공작)의 피해자인 만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국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밀고 또는 밀정 이런 프레임이 지금 씌어 있는데, 이런 프레임을 씌운 분들이 프레임을 입증하고 설명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갖은 억측과 의혹을 제기하면서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데 어떤 의도가 있는지 좀 의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에게 프레임 씌우는 분들이 군 복무 시절에 녹화사업을 직접 기획했던 분도 있고 프락치 정황을 의심 받으면서도 아직도 건재하신 분도 있는데, 왜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냐”며 “저에게만 이렇게 매섭게 가혹하게 무차별적으로 이렇게 하고 있는지, 너무나 형평에 맞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 국장은 1983년 국군보안사령부의 녹화공작 대상자로 군에 강제 징집 뒤 프락치 활동을 했다는 의혹과 1989년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동료들을 밀고해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국장이 경찰에 들어간 뒤 범인 검거와 보안업무 유공으로 다수 포상을 받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김 국장은 “제기된 의혹 중 1983년 학생운동을 하다 녹화공작 대상자로 분류돼 강제 징집돼 군에 입대했으며, 전역 후에 인노회로 활동한 점만 팩트(사실)”라며 특채 과정에서 ‘대공 공작업무’가 아닌 ‘전문지식이 있는 자’로 분류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경찰에 특채된 것은 당시 운동권 학생들이 추종한 북한 주체사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전문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주사파가 되기까지는 주체사상에 대한 학습과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에 대한 학습이 이뤄져야 하고, 러시아 혁명을 성공한 레닌의 혁명론 등 공산주의 혁명 이론에 대한 학습들이 전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학위는 없었지만, 주사파로 오래 활동을 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전문지식이 인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그런 식이라면 당시에 운동권 서클에 가입을 해서 이념 교육을 받았던 분들은 본인이 마음만 먹었으면 전문지식이 인정돼서 다 경찰로 될 수 있었다는 가설이 성립이 된다’라고 하자 김 국장은 “(구체적인 부분은) 채용을 하는 기관에서 평가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 국장은 ‘국장님의 존안자료가 국가기록원에 보관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본인의 존안자료라면 본인이 복사열람을 해서 스스로 공개하실 의향은 없느냐.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때가 있으리라고 보여진다”면서 “저도 명예도 회복해야 되고 이게 국가폭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거기 때문에 손해배상도 받아야 되고”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지금의 저의 문제로 인해서 이런 갈등이 유발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방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될 지 고민 중에 있다”면서 “조만간 그것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89년 인노회는 이적단체로 분류돼 수사를 받아 핵심 회원들이 구속되는 등 처벌을 받았다. 이후 대법원은 2020년 재심에서 인노회를 이적단체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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