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후 첫 추석,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3년 만에 확 바뀐 풍경읽음

유경선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물리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은 명절인 올 추석 연휴에는 곳곳이 인파로 북적였다. 고속도로 이용량과 휴게소 매출이 크게 증가했고, 숙박업소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돼 빈방을 찾기 어려웠다. 유명 관광지와 식당, 카페, 쇼핑몰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나들이 수요가 한꺼번에 분출한 모습이었다.

이번 추석 차량 이동량은 ‘역대급’이었다. 13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고속도로 이용량은 620만대로 추석 당일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부터 12일까지 일평균 이용량은 555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6% 늘어났다. 코로나19 직전 추석인 2019년과 비교해도 9.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휴게소 일평균 매출도 86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에 비해 73% 증가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도 역대 최다 이용자 수를 갈아치웠다.

서울 시내 주요 기차역은 연휴 전날인 8일 오후부터 귀성객으로 붐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추석 연휴 열차 이용객은 224만명을 기록했다. 거리 두기에 따라 열차 창가 좌석만 판매한 지난해 추석보다 2배가량 이용객이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인기 관광지 주변의 숙박업소는 연휴 기간 예약이 불가능했다. 직장인 김모씨(34)는 “연휴를 이틀 남기고 숙소를 알아봤는데 예약이 쉽지 않았다”며 “국내 숙박예약용 애플리케이션(앱) 4개를 전부 돌려봤는데 빈방이 거의 없었다. 프로모션이 아예 없는 해외 앱을 이용해 강원 양양군에 겨우 방을 잡았다”고 말했다. 숙박 예약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작년 9월 20~22일과 올해 9월 10~12일을 비교한 결과 체크인 기준으로 숙박업체 이용량이 75%가량 증가했다.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 양방향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 양방향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보통 명절 기간 서울은 귀성객들이 자리를 비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번 연휴는 달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12일 서울 지하철 승하차 인원은 388만명으로 작년 추석 때보다 13.6% 늘었다. 공사 측은 “2021년 추석 연휴가 닷새, 올해는 나흘이었는데도 이용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형 쇼핑몰과 영화관은 이용객들로 붐볐고, 대형 호텔 숙박 예약은 마감됐다. 경복궁·덕수궁 등 고궁과 광화문광장, 한강공원도 나들이 인파로 가득 찼다.

차례상 간소화와 고물가 영향으로 외식 인구 역시 크게 늘면서 서울 근교 대형 식당과 카페들이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경기 파주시 마장호수에는 11일 하루 2000여명이 몰리면서 일대 주차장이 마비됐다. 드라이브 코스가 이어지는 북한강변 일대 식당·카페에도 사람이 몰려 대기행렬이 생겼다. 1995년부터 남양주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해온 유모씨는 “추석 당일 영업을 했는데, 장사를 하면서 이렇게 손님이 많은 날은 처음 봤다”며 “대기 손님이 끝도 없이 몰려들어서 ‘준비한 음식이 다 떨어질 수 있다’고 안내했는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시민들은 3년 만에 돌아온 북적북적한 명절 풍경을 반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극심한 귀성·귀경길 정체로 힘들었지만 모처럼 활기 있는 명절이었다”는 ‘감상평’이 올라왔다. 직장인 허모씨(37)는 “사람 냄새가 나는 추석 풍경에 ‘이제야 명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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