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대리인 “피해자는 강하고 용감한 분···수사기관·법원은 피해자 고통도 헤아려달라”

윤기은 기자    신주영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가 20일 서울 중국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사상황, 서울교통공사 대응 상황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문재원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가 20일 서울 중국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사상황, 서울교통공사 대응 상황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문재원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측 대리인이 피의자 전주환(31)을 고소했던 피해자 A씨(28)에 대해 20일 “더 이상 범죄 피해 속에서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했다”며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한 분이었다”고 했다. 전씨에 대해서는 “합의 시도 과정에서 반성하는 척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인 민고은 변호사(법무법인 새서울)는 이날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분께서는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한 분이었다”며 “더 이상 범죄 피해 속에서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했고, 피고인(전주환)이 자신의 범행에 온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며 탄원서를 작성하고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도 적극적으로 경찰 수사관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피해자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전씨를 성폭력처벌법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두 차례 고소했고, 1심 선고 전날인 지난 14일 변을 당했다.

민 변호사는 고인이 재판에서 “절대 보복할 수 없도록 엄중한 처벌을 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 공판 기일을 앞두고 판사님이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고, 피해자를 대리해 법정에서 이같이 진술했다”고 했다.

민 변호사는 고인이 마지막으로 작성한 탄원서에도 ‘누구보다도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가, 합의 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당일인 14일 오전 고인이 ‘이제 내일이 선고 기일이니 다 끝이 났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민 변호사는 “사건을 진행하면서 수사기관과 법원 모두 피해자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변호사로서 큰 한계를 느꼈다”며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사건 처리할 때 사건 그 자체만이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도 헤아려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피의자인 전씨에 대해서는 “첫번째 공판기일에도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출석했다”며 “합의 시도에 있어서 진심으로 반성하는 척도 하지 않았고, 합의마저도 ‘사과 편지를 전달하겠다’는 게 다였다”고 했다. 또 전씨가 올해 2월 말까지도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했으며, 피해자는 ‘더는 연락하지 말아달라’며 피했다고 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다. 민 변호사는 “유족분들의 뜻에 따라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저는 언론 인터뷰를 지속했지만 게시되는 기사가 본인 의도와 달랐다”며 “때로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 인터뷰가 수사권 등 누군가의 정치적 담론의 근거가 되기도 하는 등 고인의 죽음이 누군가에게 이용되는 것 같아 더욱 침묵하게 됐다. 더 이상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2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입었고, 살인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 무리한 취재가 이뤄진다면 이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린다”고 경고했다.

민 변호사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재판 비공개 및 방청 금지 신청, 판결문 비공개 신청을 한 상태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전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Today`s HOT
필리핀 해양법 서명 기념식 기후 활동가들이 전하는 솔루션 제공을 원하는 메시지 캐나다에서 열린 복싱 챔피언십 경기 쿠바를 강타한 허리케인 '라파엘'
인도네시아-싱가포르 회담, 대통령과 총리의 만남 런던에서 열린 영화 '레드 원'의 시사회
카자흐스탄-프랑스 협력 증진 체결 파이널 테니스 경기 4강 진출 주인공, 중국의 정친웬
산타아나 바람이 불어온 산불, 캘리포니아를 덮치다. 미 대선 결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 미 대선 결과, 해리스 후보 지지자들의 반응 인구 많은 레바논 발벡에서 일어난 이스라엘의 공습..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