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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3명 중 1명은 정신질환···“체계적 관리·치료 필요”

남지원 기자
[단독]소년범 3명 중 1명은 정신질환···“체계적 관리·치료 필요”

소년원에 수용 중인 보호소년 3명 중 1명은 현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소년을 효과적으로 교화하고 재범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전담인력 배치 등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현재 소년원에 수용 중인 전체 보호소년 739명 중 238명(32.2%)은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쉽게 화를 내거나 일부러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것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적대적 반항장애’가 101명(42.4%)으로 가장 많았고, 지적장애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경발달장애’가 34명(14.3%)으로 뒤를 이었다. 의욕 저하와 지속적 우울감 등을 보이는 ‘주요 우울장애’는 32명(13.4%), 상세불명의 행동장애는 31명(13.0%), 수면·각성 장애 15명(6.3%) 등을 앓는 보호소년도 있었다.

다른 조사에서는 정신질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정신건강 증진 프로세스’를 시범 운영해 이 기간에 소년원에 새로 들어온 보호소년 603명을 전수조사했는데, 이 중 271명(44.9%)이 정신질환 치료군으로 분류됐다.

정신질환을 앓는 보호소년은 재범 가능성이 크다. 2017년 인제대 상계백병원 김봉석 교수팀이 남성 소년원생 173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두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함께 앓는 보호소년의 재범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소년보다 최대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을 받은 소년원 과밀수용 문제도 보호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국 10개 소년원과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의 정원은 1360명인데 2020년 기준으로 수용인원은 1261명으로 수용률이 93%다. 이 중 서울·대전·안양소년원 3곳은 정원보다 수용자가 더 많은 정원 초과 상태였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임시퇴원 등을 활성화하며 수용률이 일시적으로 78%까지 떨어졌다.

법무부가 추진하는대로 촉법소년 연령이 낮아지면 소년원 과밀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위험도 단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소년원생의 정신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등 교정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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