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간 10억 들여 고친 한남동 관저, ‘낡았다’며 5개월 넘게 입주 안한 대통령

이홍근 기자    최서은 기자

보일러·방수 등 시설뿐 아니라

인테리어·보안 관련 공사까지

5월까지 132차례 손보고 또···

전용기 의원실 내역 요구하자

대통령실, “공사 완료해 안전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입주 예정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의 17일 모습. /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입주 예정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의 17일 모습. /한수빈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한남동 관저 입주가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건물의 노후화가 심하고 공사 규모 확대에 따른 추가 재원 확보 절차 때문”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장관 공관이었던 이 관저는 지난 5년간 10억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해 개보수를 마친 상태다. 대통령실은 “이달 안으로 관저 입주를 완료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취임 5개월이 지나도록 입주가 미뤄지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은 이달 3일 ‘윤 대통령 부부의 한남동 관저 입주와 관련해 입주계 획이 늦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의에 “당초 예상과는 달리 건물의 노후가 심하고, 장소 변경에 따른 공사 규모가 확대됐으며, 공사 기간에 폭우로 인한 기상 악화, 추가 재원 확보를 통한 행정절차 진행 등의 사유로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고 답변했다.

한남동 관저는 직전까지 외교부 장관이 사용했던 공관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132차례의 개보수 공사를 마쳤다. 보일러 공사, 방수 공사 등 시설 개보수 작업은 물론 수목 식재, 실내 정원 조성, 카펫 교체 등 인테리어 공사도 있었다.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와 같은 보안 관련 공사도 포함됐다. 이 기간 개보수에 투입된 돈은 10억6790만원에 달한다.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 입주를 결정하면서 외교부 장관 공관을 새롭게 마련하는 데도 수십억원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2023년 외교부 예산안에 따르면 외교 행사 공간 조성을 위해 외교부 장관 공관에 투입되는 공사비·관리비·자산취득비 등은 총 21억415만원이다. 이 중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삼청동 공관 공사에 투입된 예산만 2억4623만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대통령비서실은 지난 6월까지 윤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공관에 입주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는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나도록 입주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비서실은 입주 지연 사유 중 하나로 “추가 재원 확보에 따른 행정절차”를 들었다. 전 의원실은 대통령비서실에 ‘추가 재원 확보가 어떤 명목에 필요한 재원들인지 세부내역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비서실은 이달 14일 “국가중요시설물로서 국가안전보장 경호 등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으로 철저한 보안관리가 필요해 답변이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대통령비서실이 보안을 이유로 세부 내역을 밝히지 않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며 집기 구매에 10억원을 사용했다는 경향신문 보도에 대통령비서실은 “집기류 중 상당수는 양산 사저 등 전임 대통령의 경호시설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면서도 “보안상의 이유”로 구체적인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집무실과 가까운 한남동 관저가 아닌 서초동 사저에 장기간 거주하면서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사망’ 등의 참사가 발생한 지난 8월8일 윤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이나 피해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오후 7시30분쯤 서초동 사저로 귀가했다. 또 서초구부터 용산구까지 대통령의 출퇴근길 보안을 위해 수백명의 경찰관이 배치돼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총 5000시간 이상 초과 근무했다.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은 취임한 지 5개월이 넘었는데 외교부 장관 공관에 입주하겠다는 약속을 아직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의 출퇴근으로 국민 불편을 장기화할 게 아니라 왜 입주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지 명확한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저 공사는 이미 완료돼 면밀한 보안 점검과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난 정부 외교부 장관 공관 개보수 비용 10억6790만원은 공관 이전을 하지 않던 때에도 매년 책정되어 온 통상적 유지·보수 비용해 불과해 대통령 관저에 필요한 수준의 경호 및 안전시설이 추가로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낡아서 입주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교부 장관 공관과는 달리 경호 및 보안 시설이 필요해 공사를 하고 이를 점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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