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방해한 ‘안하무인 주차’여성을 대하는 이란 정부의 진심?

사진·글 권도현 기자
[금주의 B컷]기자회견 방해한 ‘안하무인 주차’여성을 대하는 이란 정부의 진심?

“그녀의 행동이 이란 여성들에게 용기를 줬기 때문에 억지로 데려갔을 겁니다.”

16개 시민단체가 모인 ‘이란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모임’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서울에서 열린 클라이밍 대회에 출전했던 이란 여성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의 강제 귀국 의혹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고 이란의 히잡 시위 탄압을 규탄했다.

대사관 차량들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회견 참가자들을 뚫고 주차장 입구를 반복적으로 드나들었다. 차량 한 대가 기자회견장 한가운데 무심하게 멈춰 섰다. 운전자는 시동을 끄고 차량에서 내렸다. 회견이 중단되자 참가자들은 현수막으로 차량을 둘러싸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레카비는 기자회견이 끝난 몇 시간 뒤, 이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귀국 인터뷰에서 “신발을 신고 장비를 챙기느라 분주해 히잡을 쓰는 것을 까먹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레카비의 해명에도 뉴욕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센터에서는 “레카비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강압에 의한 해명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주한 이란대사관은 “차가 집회를 막으려 했던 게 아니고 집회 참가자들이 차량 출입구를 막아 차의 통행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레카비의 강제 귀국 의혹에 대해선 ‘가짜뉴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대사관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기자회견장에 멈춰선 차량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하는 이란 정부의 ‘진짜’ 태도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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