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이제 건물 유리창 깨고 들어가 불 끈다

윤희일 선임기자
‘유리창 깨는 드론’이 10일 오후 세종시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두께 12㎜의 유리창을 깨고 있다. 이 드론의 길쭉한 부분에는 ‘유리창 깨는 도구’가 부착돼 있다.  세종시 제공

‘유리창 깨는 드론’이 10일 오후 세종시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두께 12㎜의 유리창을 깨고 있다. 이 드론의 길쭉한 부분에는 ‘유리창 깨는 도구’가 부착돼 있다. 세종시 제공

시연회장에 연막탄이 터졌다. 불이 난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먼저 ‘유리창 깨는 드론’이 떴다. 유리창을 깨는 도구(스피어, spear)를 갖춘 이 드론은 별도로 만들어놓은 유리창에 지속해서 충돌해 유리를 깨는 데 성공했다. 이어 ‘소화액 분사 드론’이 연막탄이 터진 건물 상공을 선회하면서 연신 소화액을 뿌려 불을 껐다.

‘소화액 뿌리는 드론’이 10일 오후 세종시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화재 현장에 소화액을 연신 뿌리고 있다.  세종시 제공

‘소화액 뿌리는 드론’이 10일 오후 세종시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화재 현장에 소화액을 연신 뿌리고 있다. 세종시 제공

10일 오후 2시 세종시 연기면 소방훈련장. 소화용 드론을 이용한 화재 진압 시연회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층 건물의 화재진압용으로 개발된 드론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첫 시연회였기 때문이었다.

원래 이들 드론은 ‘유리창 깨는 드론’이 먼저 화재 현장의 유리창을 깨면, ‘소화액 뿌리는 드론’이 유리가 사라진 창문으로 들어가 불을 끄도록 설계됐지만, 이날 시연은 별도의 기능만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연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유리창을 깨는 드론이었다. 문상준 세종시 경제정책과 사무관은 “요즘 지어지는 주상복합빌딩 등의 두께 12㎜ 강화유리까지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소화액 분사 드론은 창문 깨기 드론이 창문을 깨자마자 현장에 들어가 초기 진압을 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이 드론은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현장의 영상을 본부로 실시간 송출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드론이 보내온 화재 현장의 열화상 영상은 화재 규모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결할 과제도 남아있다. 창문 깨기 드론과 소화액 분사 드론이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목표치인 50층(약 150m)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창문을 깨는 능력과 소화액을 분사하는 능력 등은 갖췄지만, 이런 기능을 갖춘 채 50층의 초고층까지 도달하는 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면서 “전문업체 측과 이에 대한 기술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기술 개발로 창문 깨기나 소화액 분사 기능을 갖춘 드론이 50층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 초고층 건물 초기화재진압을 통한 인명 및 재산 피해 최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소방용 드론은 긴박한 순간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진입해 빠르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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