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다

서강석 송파구청장 “석촌호수 ‘송파호수’ 개명, 공익성 강화”읽음

김원진 기자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 | 송파구 제공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 | 송파구 제공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은 행시 25기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 오랜 시간 공직 생활을 했다. 1994년 성수대교가 붕괴했을 때 서울시 기획조정계장이었다. 이듬해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행정관을 맡았을 때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연이은 참사를 수습하며 보낸 당시 경험을 곱씹었다고 했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8월8일 오전부터 수해 대비를 위해 현장에 나갔고,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데이’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는 송파구 지역에서 인파가 많이 모이는 출퇴근길 지하철역 등을 돌았다.

지난 14일 송파구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서 구청장은 “도시에서 재난은 일어나면 안 되지만, 또 어떤 형태로든 일어난다. 재난이 일어나면 시민들은 당연히 행정기관을 쳐다보게 된다”며 “재난 상황에서 기관장이 있어야 할 위치에서 근무해야 빠른 판단과 지시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과 구청장의 차이를 ‘디테일’로 꼽았다. 서 구청장은 “시 공무원 시절에는 행정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며 “서울은 워낙 큰 도시여서 착오 없이, 실수 없이 행정을 해야 했다. 공무원의 결정 하나가 영향력이 정말 컸다”고 했다. 이어 “구청장이 되고 보니, 조금 더 작은 것들을 잘 챙기면서 주민을 섬기는 게 주 업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 구청장은 석촌호수 인근에 있는 건물 하나를 예로 들었다. 건물을 허물고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5층 규모의 갤러리를 지으려다가 중단시켰다고 했다. 서 구청장은 “석촌호수 주변에 심어진 나무보다 건물이 높게 올라가면 주변 풍경을 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상징이 된 석촌호수의 이용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1990년부터 롯데가 임대료 등을 지불하며 이용하는 호수는 2024년 3월 계약이 끝나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롯데가 송파구에 지불한 호수 사용료는 총 84억원이다.

서 구청장은 “송파구의 재원 확보 등 공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활용안을 구상 중”이라며 “대형 놀이공원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봐도 괜찮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놀이공원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흔히 ‘석촌호수’로 불리는 송파나루공원의 이름을 ‘송파호수’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석촌호수는 송파강의 물을 가둬서 만든 것”이라며 “현재 석촌호수가 있는 곳은 석촌동이 아니라 잠실동인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또 “석촌호수 인근을 많이 찾는 외국인들이 석촌호수 발음을 어려워한 것도 고민했다”며 “지명위원회를 열어 의견수렴을 한 뒤 공식 명칭을 송파호수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파구는 주택 재건축·재개발이 여러 곳에서 추진되는 지역이기도 있다. 서 구청장은 동시다발적인 개발로 서민들이 원래 살던 곳에서 밀려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오래된 주거지는 환경이 계속 악화돼 주민들의 삶의 질이 과거에 머물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개발 과정에서 확보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반지하 거주자나 세입자가 거처를 옮길 수 있게 되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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