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29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3차 소환했다. 특수본은 이번주 안에 용산 지역 경찰·소방서장과 구청장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10시 박 구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이어갔다. 이번 참사로 입건된 피의자들 중 세번째 특수본에 출석한 인물은 박 구청장이 처음이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소홀히하고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참사 당시 현장 지휘 책임자였던 이모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도 다시 불러 조사한다. 이 팀장은 지난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특수본은 이 팀장을 상대로 참사 발생 초기 소방의 현장 상황 판단과 지휘가 적절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경찰청, 소방청, 용산보건소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실시했다. 전날에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핼러윈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박 경무관을 상대로 이태원 핼러윈 안전대책 수립 과정과 사전・사후 조치사항 등도 조사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번주 중 구속영장 신청 대상을 가릴 방침이다. 박 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 등이 구속영장 신청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수본 관계자는 전날 “피의자들이 대부분 공무원 신분이어서 도주 우려는 적다고 판단된다”며 “반면 일부 피의자는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어 구속 사유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