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 ‘직장 내 괴롭힘’ 경험...청년, 이주민, 여성 더 취약

최서은 기자
직장 내 괴롭힘 일러스트 | 경향신문 자료화면

직장 내 괴롭힘 일러스트 | 경향신문 자료화면

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이 직장에서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과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년, 이민자, 여성, 임금 근로자에게 피해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노동기구(ILO)는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직장에서의 폭력과 괴롭힘 경험:첫 번째 세계적 조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LO와 여론조사 기관 갤럽, 로이드재단이 함께한 이번 설문 조사에는 121개국에서 약 7만5000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전 세계적 차원에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노동자 중 22% 이상이 폭력이나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7.9%는 정신적 폭력을 경험했고, 8.5%는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6.3%는 성폭력과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의 수입 손실, 직장과 사회의 경제적 손실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해악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내 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으로는 젊은 세대, 여성, 이주 노동자가 꼽혔다. 15~25세 사이의 청년층에서 지난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23.3%로,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25~34세의 연령대가 20.2%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특히 젊은 여성이 젊은 남성보다 성적 폭력을 당할 가능성이 2배 높았다. 성적 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은 젊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더 높았다. 이주 여성은 비이주 여성보다도 성적 폭력을 경험할 가능성이 거의 2배 더 높았다.

피해자의 3분의 1은 하나 이상의 폭력 형태를 경험했고, 그 중 6.3%는 신체적, 심리적, 성적 폭력 세 가지 형태를 모두 경험했다고 답했다. 피해자 5명 중 3명은 직장 내 폭력을 여러 번 경험했다고 답했다.

ILO는 “심리적 폭력과 괴롭힘은 전체에 가장 만연하고 특히 여성이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직장 내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준다”며 “ILO 협약 제190호(직장 내 폭력 및 희롱 금지) 비준 및 이행을 위한 현장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들은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다. 전 세계 피해자의 절반만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알렸으며, 한 가지 이상의 폭력을 경험한 뒤에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비공개의 주된 이유로는 ‘시간 낭비’와 ‘평판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많았다.

앤드류 르제파 갤럽 파트너는 “매우 민감한 이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어렵지만 필수적”이라며 “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이 괴롭힘당하는 만연한 문제에 대한 베일을 벗겼다”고 말했다. 이어서 “너무 오랫동안 회사와 조직은 직장 내 폭력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해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