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의 덫’ 국수본부장 공석 한 달···“결국 윤심·용심 아니겠느냐”읽음

이유진 기자
서울 서대문구 국수본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서울 서대문구 국수본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경찰 수사를 지휘·총괄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공석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달 25일 임명 취소로 낙마한 이후 한 달이 흘렀지만 후임자 인선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경찰은 내부 공모를 희망한다는 뜻을 비쳤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석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찰은 국수본부장 공백 28일째인 24일까지도 후임 국수본부장을 경찰 내부 인사로 임명할지 외부 인사로 할지 대통령실과 협의를 짓지 못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수본부장 공모 방식에 대해 “조만간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 출신 정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문제로 임명 하루 만에 낙마한 만큼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후임 국수본부장은 내부 공모 방식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2주가 넘도록 재인선 절차는 지연됐다. 경찰 안팎에선 대통령실이 검사 또는 판사 출신 등 외부 외부 인사를 물색 중이란 후문이 나온다. 정순신 낙마 사태로 검증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후임자를 찾아도 검증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외부 재공모를 할 경우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 변호사의 경우엔 당시 공모 절차가 50일가량 걸렸는데, 절차를 서두른다 해도 한 달 남짓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 청장은 지난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가능하면 내부에서 역량 있는 사람을 찾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게 내 의견이라고 (대통령실에) 말씀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후임 국수본부장과 관련해 경찰 내부에선 몇몇 후보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치안정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영상 인천경찰청장(치안정감),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치안감), 김갑식 형사국장(치안감), 최현석 사이버수사국장(치안감) 등도 거명된다.

후임자 공모 방식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경찰 내부는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한 국수본 관계자는 “한 달 가까이 수장 자리를 비워두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생각한다”며 “결국은 수사 실무자들과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문만 무성하지 결국 용심(용산 마음) 아니겠냐”며 “어쨌거나 검찰 출신인 정 변호사 임명과 사퇴로 생채기가 났다”고 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수본 출범 2년이 지나는 과도기적 시기에 만족할 만한 수사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안정화를 이끌 인사를 선발해야 하는데, 정부 의도대로 경찰 수사를 움직일 적임자를 찾다 보니 인선 과정이 길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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