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제주공항 결항···제주항공 등 3개사 메뉴얼 안 지켜 혼란키웠다

류인하 기자
지난 1월 23일 오후 제주공항 내 대한항공 대기 카운터에 탑승권을 구하려는 승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3일 오후 제주공항 내 대한항공 대기 카운터에 탑승권을 구하려는 승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설 명절 기간 폭설로 제주공항에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제주항공, 티웨이, 에어부산 등 3개 항공사가 승객들에게 운항 재개 계획 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에 만들어놓은 메뉴얼도 무용지물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제주노선 운항 항공사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들 3개 항공사가 ‘항공교통이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업개선명령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사업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항공사는 과태료 또는 사업정지처분을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특히 이번 폭설로 인한 결항과정에서 지난 2016년 마련한 대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6년 1월 연이은 폭설과 강풍으로 제주공항에서 혼잡상황이 발생했을 당시 항공사와 공항공사와 협의해 개선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제주공항에서 운항하는 모든 항공사는 지난 1월 설명절 당시 결항결정이 내려진 즉시 결항의 원인을 설명한 안내문자를 승객들에게 발송했다.

그러나 제주항공, 티웨이, 에어부산은 결항안내 이후 향후 탑승계획이나 문자메시지 재안내 시점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승객들의 불안과 혼란을 가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마련한 개선방안에 따르면 항공사는 결항된 항공편의 승객에게 증편될 항공기의 좌석을 순서대로 배정하는 탑승계획을 안내한 뒤 승객이 불필요한 대기를 하지 않고 탑승할 수 있도록 조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3개 항공사는 결항문자를 보낸 이후 향후 구체적인 안내를 하지 않아 승객들이 무작정 공항에 대기하게 했고, 장기간 대기한 승객들의 불만을 해소하려고 현장 대기자를 우선 탑승시키는 등 탑승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역시 대처가 미흡했다고 판단했으나, 2016년 개선 방안을 마련한 이후 취항을 시작한 항공사라는 점을 고려해 안내 시스템을 정비하라는 행정지도만 내렸다.

국토부는 이와함께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 기준 상위 3개 항공사인 에어아시아, 비엣젯항공, 제주항공에 대해 항공교통 이용자 보호 기준 준수 여부도 조사했다.

제주항공은 별도의 위반 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에어아시아는 전자상거래로 항공권을 판매할 때 계약 체결 전 취소·환불 또는 변경 관련 거래조건을 명확히 안내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에어아시아는 또 비엣젯과 함께 항공사가 계획대로 운항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사실을 홈페이지에 지체없이 개시해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점도 추가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들 2개 항공사에 과태료 40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김영국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이번 항공사 점검과 행정 조치를 통해 항공교통 이용자 보호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항공사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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