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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뒤’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양다영 PD    강은 기자

서울 양천구 양화초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은서는 집에서 학교까지 엄마와 걸어갑니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신흥초등학교 1학년 원준이도 엄마와 걸어서 등교합니다. 두 어린이가 사는 곳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등굣길 절반 이상은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5분 가까이 걸어가야 어린이보호구역이 보입니다.

경향신문 유튜브 채널 <이런경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어린이는 스쿨존 바깥에서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까요.

은서는 언덕이 많은 길을 지나 학교에 갑니다. 대부분 이면도로(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는 좁은 도로)라서 차가 시속 30㎞를 넘기면 안 됩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천경숙 녹색어머니회 중앙회장은 “위험한 구간은 언덕에서 넘어온 차가 내려가면서 속도가 느는 곳”이라며 “빌라가 많은 지역이라 불법 주차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원준이는 시장 입구를 지나 학교에 갑니다. 시장엔 큰 트럭이 수시로 오가고 주변 상점은 영업 준비가 한창인 시간입니다. 등교하는 아이들은 좁은 골목을 지나는 차량과 불법 주차된 차량을 이리저리 피하며 걸어야 합니다. 이곳에서 통학로 개선 활동을 해 온 학부모 곽지현씨는 “신도시와 다르게 보차분리가 되어 있지 않은 좁은 길이 많고 차량과 아이들이 몰려 혼잡한 구간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나마 원준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2학년 지아의 하굣길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약 70m 길이의 안전 구조물(U형 볼라드)이 지아가 걷는 길에 설치됐습니다. 신흥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약 200명의 서명과 설문을 받아 시청·경찰서 등에 여러 차례 진정서를 제출해 얻은 결과였습니다. 당시 활동을 주도했던 곽지현씨는 “그나마 70m라도 아이들이 차 걱정 없이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아직 위험한 길이 많아 아쉽다”라고 말했습니다.

스쿨존은 어린이 통학로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서울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모든 초등학교 통학 가능 지역(학구도)의 넓이는 평균 약 0.89㎢입니다. 이중 어린이보호구역은 학교 정문에서 반경 300m(0.28㎢)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서울 어린이 통학로 평균의 3분의 1만 스쿨존인 셈입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스쿨존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스쿨존 내 사고는 걸어 다니는 어린이가 당한 사고의 15%를 넘지 않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 2017년 어린이 보행 교통 사망 사고를 조사한 결과 주거 지역에서 77%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안전한 통학로를 위해선 보행로 설치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의 ‘홈존(HomeZone)’처럼 통학로의 ‘보행자 우선도로’ 지정 확대를 제안합니다. 이면도로에서 차량이 사람을 추월하지 못하도록 지정한 ‘보행자 우선도로’는 지난해 7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행됐습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차량 속도를 시속 20㎞ 이내로 낮추게 되면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상]‘5분 뒤’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더 자세히 읽으려면☞ 어린이가 걷는 길은 모두가 ‘스쿨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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