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교사한테 임신하지 말라고?

양다영 PD    윤기은 기자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소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동료 교사들은 고인이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고 증언했습니다. 경찰과 교육부는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교사를 향한 ‘악성 민원’을 해결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학교 특성상 교사는 민원을 대부분 혼자 감당해야 합니다. 폭언이 쏟아져도 교사는 보호받을 장치가 사실상 없습니다. 최소한 통화연결음이라도 재생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배경입니다. 콜센터 상담사와 통화하기 전 나오는 안내 문구(폭언·욕설 등을 하면 통제받을 수 있다)처럼 말이죠. 교육부는 이달 12일부터 진행된 공모전을 통해 통화연결음을 만들 예정입니다.

지난 21일 경기교사노동조합은 악성 민원 사례를 모으기 위해 이른바 ‘교권침해 미투(me too)’ 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이곳에 3일 동안 1665건의 글이 모였습니다. 늦은 시간 연락을 자제해달라는 교사의 말에 “그럼 교육청에 문의할까요?”라고 되묻거나, 결혼한 교사에게 “임신할 생각은 아니시죠?”라고 묻는 학부모가 있었다는 경험담도 나왔습니다.

교권 침해 증언이 쏟아지자 지난 2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연이어 올라왔습니다. “교사들을 지켜주세요”라는 청원에는 이틀 만에 5만명이 동의했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안에 5만명 이상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넘겨지고, 이곳에서 채택될 경우 국회 본회의에 상정됩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같은 날 올라온 세 건의 관련 청원에 관한 사안을 심사할 예정입니다.

결혼한 교사한테 임신하지 말라고?[암호명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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