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로부터 출교당한 이동환 목사가 재판 비용으로 2800만원이 넘는 고액을 청구받았다.
이 목사는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로부터 받은 재판비용 청구서를 공개했다. 청구서는 지난 2월 15일부터 지난 8월까지 화재조정과 심사, 재판 등 항목으로 총 286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목사가 출교 처분에 항소하기 위해선 항소 기탁금 700만원과 패소한 재판의 비용 2860만원을 더한 3560여만원을 2주 내로 지급해야 한다. 재판비용은 재판위원들의 교통비와 식비, 문서송달비 등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재판비용은 지난 8일 경기연회가 이 목사에게 교단 최고 수준 징계인 출교를 선고해 청구됐다. 재판위원회는 이 목사가 2020년 12월부터 2022년 7월 사이 퀴어퍼레이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축복식을 집례한 것이 교회법상 ‘동성애 찬성 및 동조 금지’를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 측은 재판비용이 부당하게 청구됐다고 비판했다. 경기연회 심사위원회는 지난 6월 이 목사를 기소했는데 당시 심사위원이 고발인과 같은 지방회 소속임이 드러나 심사위가 기소를 취소했고 재판위도 공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한 차례 공소기각 되기까지 쓰인 비용 1800만원 가량도 이 목사에게 청구된 것이다. 이는 전체 청구 비용의 64%에 달한다.
이 목사를 대리하고 있는 최정규 변호사는 “제척사유가 있는 심사위원이 포함된 상태에서 기소하는 것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고 해서 심사위가 공소취소를 했던 것”이라며 “저희 잘못이 아닌 일로 공소취소가 됐던 부분까지 부담하라는 상황인데 그 부분은 당연히 연회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날 통화에서 “재판 기탁금 700만원도 큰 비용인데 저처럼 교인이 15명에 불과한 작은 교회 목사들에게 2800만원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그냥 항소를 포기하고 출교 선고를 받아들이라는 악의적인 뜻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대책위는 이날 이의신청서를 발송하는 동시에 청구 비용의 세부 내역에 대해 청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