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했다”···경복궁 낙서한 10대들 “의뢰인에게 5만원씩 두 차례 받아”

김세훈 기자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고 달아난 10대 용의자 두 명이 범행 사흘 만인 19일 경찰에 붙잡혀 서울 종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고 달아난 10대 용의자 두 명이 범행 사흘 만인 19일 경찰에 붙잡혀 서울 종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벌인 10대 피의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10만원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임군(17)과 김양(16)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상의 의뢰인으로부터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았으며, 범행 전후로 의뢰인에게 1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20일 밝혔다. 임군과 김양은 문화재보호법 위반·재물손괴 혐의로 전날 경기 수원 거주지에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임군은 의뢰인으로부터 5만원씩 2차례에 걸쳐 총 10만원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뢰인은 경복궁·서울경찰청을 특정해 불법영상 사이트 홍보문구를 적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사용된 스프레이는 임군과 김양이 직접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체포까지 사흘이 걸린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일 비가 와 현장 폐쇄회로(CC)TV 식별이 쉽지 않았고, 주말이 겹쳐 영장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월요일(18일) 신원을 특정했지만 미성년자라 인권침해 우려도 고려했다”고 했다.

경복궁 인근에는 CCTV가 400여대 설치돼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경복궁 내부 촬영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정주 경복궁 관리소장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경복궁 담장 외부를 보여주는 CCTV는 14대뿐”이라며 “낙서가 적힌 영추문 쪽에는 CCTV가 한 대밖에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연령 및 진술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앞서 낙서 범죄를 모방해 경복궁 담벼락에 가수의 이름과 앨범명을 적고 하루 만에 자수한 20대 남성 A씨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팬심 때문이며, 홍보 목적은 아니었다. 문화재에 낙서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에 발각될까 봐 두려워 자진 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블로그에 범행 후기를 적은 글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블로그 게시글에서 “죄송합니다. 그냥 다들 너무 상황을 심각하게 보시는 듯하다. 그저 낙서일 뿐”이라면서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 나는 미스치프의 어린양”이라고 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의 4인조 아티스트 그룹으로 풍자 예술로 유명하다.

A씨는 이어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예술을 위해 한 것일 뿐”이라며 “제 전시회에 오세요. 곧 천막 치고 마감될 것이다. 입장료는 공짜고 눈으로만 보라”고 했다. A씨는 지난달 19일 경복궁 인근에 있는 대림미술관 미스치프 전시회에 전시된 모자를 훔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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