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친구 있으니 꿀맛이야”…동네 어르신에 효도밥상

김보미 기자

서울 마포구 무료 급식 17곳

75세 이상 주민들 이용 가능

“노인 활동량 늘어 건강 보탬”

어르신들이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뷔페 식당 ‘풍년한식’에서 밥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담고 있다. 마포구 제공

어르신들이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뷔페 식당 ‘풍년한식’에서 밥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담고 있다. 마포구 제공

“동생 왔는가. 여기 앉아.” “형님, 벌써 와 있었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뷔페 식당인 ‘풍년한식’에서 김정남씨(87)가 이오달씨(86)를 반갑게 맞는다. 매일 오전 10시에 만나는 두 사람은 아침 겸 점심을 같이 먹는 ‘밥 친구’다. 지난해 여름부터 같은 식탁에 앉아 한 끼를 나누다 보니 가까워졌다고 했다.

이 식당에서는 마포구와 협약을 맺어 매일 75세 이상 주민들에게 ‘효도밥상’을 낸다. 소득에 상관없이 1인 가구 중심으로 식사·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이라면 주 6일 누구나 찾아와 무료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서교동 첫 효도밥상인 풍년한식의 식사 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지만 주민들은 한 시간 전부터 하나둘 도착했다. 이날도 이미 10시에 20여명이 모여 이른 점심이 시작됐다. 이날 특별 반찬은 간장불고기와 코다리강정, 호박죽이다. 여기에 콩나물과 상추무침, 버섯볶음, 무생채, 데친 브로콜리, 김치 등 반찬도 10여가지나 됐다.

김씨와 이씨는 한 접시 수북이 밥과 반찬을 담았다. 같은 식탁에 앉은 ‘밥 친구’ 김춘규씨(82)는 “나이가 들면 아침은 잘 안 먹고, 오후 1시쯤에야 누룽지를 끓여 먹고 마는데 여기 오면 저녁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먹고 간다”며 “이렇게 나와 같이 먹으니 자식들이 챙기는 것보다 훨씬 잘 먹는다”고 말했다.

특히 평소 외출할 일이 없는 고령 1인 가구에 이웃과 함께하는 식사는 매일 밖에 나와 움직이는 동기가 됐다. 동네 사람과 말벗을 만날 기회이기 때문이다. 성인 걸음으로는 식당에서 10분이면 가는 거리에 사는 김정남씨는 거동이 불편해 30분 정도 시간을 두고 매일 천천히 걸어다닌다.

효도밥상은 지난해 4월 시범 도입됐다. 현재 마포구 16개 동 전체에 17개 급식소가 생겨 하루 약 500명의 어르신이 제대로 된 한 끼를 챙기고 있다. 1인당 5000원씩 마포구가 지원하고, 주민들이 쌀 등 식자재를 기부해 보탠다. 식당 사업주도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부담한다.

효도밥상을 운영하는 마포복지재단 관계자는 “식당까지 오가는 동안 운동이 되고, 밥 친구와 커피숍 등에 다니며 활동량이 늘어난 어르신들이 많다”며 “식사량, 섭취하는 음식 종류가 늘어 체중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또 식당을 찾지 않는 어르신은 재단과 구청에서 연락해 안부도 확인한다. 마포구는 올해 32개 급식소를 추가로 모집하기 위해 망원동 유휴시설에 반찬공장도 짓고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마포에 사는 75세 이상 고령층(7만5000명) 중 1인 가구가 7000명 수준인데 실제 식사·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4000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반찬공장이 완공되면 최대 1500명까지 효도밥상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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