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구속영장 잇딴 기각···“경찰의 무리한 영장 신청 드러나”

배시은 기자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오른쪽)가 1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다음 서울 성북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사진 크게보기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오른쪽)가 1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다음 서울 성북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법원이 이형숙 서울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경찰에 대한 비판이 14일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측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경찰이 장애인 이동권 활동가들을 상대로 무리하게 구속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한 점, 수집된 증거자료, 심문 과정에서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에게 도망·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에도 유진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장연 활동가에 대한 구속영장이 세 번 연속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기각, 기각, 또 기각인데 닮은 꼴 구속 필요 사유

이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하던 중 강제퇴거 조치됐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의 머리 부위를 때린 혐의를 받았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구속영장 신청서에 ‘주거 부정, 도망할 염려, 증거인멸의 우려’를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로 적었다. 지난 1월 유 활동가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내세운 사유와 같다.

경찰은 이 대표가 우편·전화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 소재지가 불명확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이 대표는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매년 실거주 여부를 조사하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라며 “이 대표는 전장연 기자회견에 대부분 참석하며 서울경찰청 또는 혜화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자주 마주하는 등 수사기관에 자신의 소재를 은폐하려고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동종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과가 있기 때문에 처벌을 회피할 목적으로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도 했다. 변호인은 “이 대표는 다른 사건 조사에서도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라며 “최근 다른 사건과 관련해 담당 수사관과 적극적으로 일정을 조율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반박했다.

경찰의 증거 인멸 우려와 관련해서도 변호인은 “이미 경찰은 충분한 영상과 사진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혐의사실의 피해자인 경찰관이 이미 진술을 마친 상황에서 피의자가 증거 인멸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불필요한 서술 덧붙인 신청서”

이 대표 측은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서에 기타사항으로 적은 내용에 대해서도 편견과 과장이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기타사항으로 “전장연이 폭행, 위력으로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다”라며 “이는 반시대적인 발상으로 평화적인 집회문화 정착을 방해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가치를 훼손하는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강솔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경찰이 형사소송법에서 정하고 있는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내용을 들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서술 자체가 경찰과 검찰이 전장연 활동가들에 대한 편견이나 낙인을 강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의 필요적 고려사항으로 ‘범죄의 중대성’을 꼽았다. “다중이 보는 앞에서 손으로 제복을 입은 경찰관의 뺨을 가격한 것은 정당한 공권력의 권위를 경시한 것”이라며 밑줄을 그어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 대표의 혐의는 경찰이 피의자의 휠체어 앞쪽을 잡아끄는 등 무리하게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우발적이고 예외적으로 발생했을 뿐”이라고 했다.

전장연 집단행동에 대한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의 ‘과잉 대응’은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중랑구의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집회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강제로 퇴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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