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빨아들인 군유림, 5078만원 ‘열매 맺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산림 탄소상쇄제도’ 도입 10년…인제군, 지자체 첫 수익

벌채 수령 연장하며 확보한 흡수량 3078톤 기업 등 판매

지난 27일 강원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 줄기 끝자락에 있는 야산 일대에서 한 지역주민이 능선 너머 군유림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7일 강원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 줄기 끝자락에 있는 야산 일대에서 한 지역주민이 능선 너머 군유림을 가리키고 있다.

개인 산주 등이 사회공헌을 위해 가꿔온 산림의 탄소 흡수량에 대한 거래가 본격화되면서 공유림의 흡수량을 기업 등에 판매해 수익을 올린 지방자치단체가 처음 등장했다.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산림 탄소상쇄제도’를 도입한 지 10년 만의 일이다.

지난 27일 찾아간 강원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산144~145번지 일대 야산. 람사르 협약 국내 1호 습지인 ‘용늪’이 있는 천연림 지대다.

31일 인제군에 따르면 군은 6년 전 이 일대 군유림 55㏊에 자생하는 나무에 대해 벌채해 이용할 수 있는 나이(벌기령)를 연장했다. 산주나 공공기관, 자치단체 등은 벌기령을 연장하면서 추가로 확보한 ‘탄소 흡수량’을 정부로부터 인증받아 자발적 탄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인제군은 추가 탄소 흡수량 4249t을 인증받아 이 가운데 3078t을 기업 등에 판매했고, 5078만원의 첫 수익을 올렸다. 현재 산림 탄소 흡수량의 판매 단가는 t당 1만6500원가량이다. 인제군 측은 “산림 탄소상쇄제도를 활용해 산림의 탄소 흡수량을 판매한 것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사업장이 탄소 배출량 확보를 위해 사들이는 ‘탄소 배출권’과 달리 이 같은 산림 탄소상쇄제도를 통해 확보한 탄소 흡수량은 친환경 경영 실적에 반영된다. 탄소 배출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인제군은 2014년부터 벌기령 연장과 재조림 사업에 착수해 서화면 55㏊, 기린면 59㏊ 등 6곳의 군유림 1669㏊를 산림 탄소등록부에 거래형으로 등록했다.

향후 20~30년에 걸쳐 서화면 55㏊를 제외한 나머지 5곳 1614㏊에 대한 모니터링과 검증 절차를 거쳐 추가로 확보한 산림 탄소 흡수량을 판매하면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한국임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림 탄소등록부에 등록된 누적 면적은 5만4685㏊(617건)에 달한다. 또 같은 기간에 인증된 8만7554t의 산림 탄소 흡수량 가운데 18.5%인 1만6186t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소순진 한국임업진흥원 산림탄소인증실장은 “최근 기업들의 ESG(사회·환경·지배구조 개선) 경영 기조가 세계적인 추세로 떠오르면서 ‘산림 탄소상쇄제도’를 통한 탄소 흡수량 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약 2년 전부터 거래량이 많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은 매년 3억원을 들여 참여자를 모집하는데 건별로 신청자에게 사업계획서 작성 비용 명목으로 최대 1000만원(최소 자부담 50%)을 지원한다.

그러나 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은 “처음 6년간은 정부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했는데 2019년부터 자부담이 생겨 사업 확대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다. 정부 예산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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