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파기환송심서 ‘무죄’

유선희 기자
박유하 교수. 경향신문 자료사진

박유하 교수. 경향신문 자료사진

책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 등으로 표현해 재판에 넘겨진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제8부(재판장 김재호)은 12일 박 교수를 처벌할 수 없다며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환송 전 2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각 표현은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으로 평가하는 게 타당하다”며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의 적시’로 판단하기 어렵고 무죄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26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교수에게 1000만원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이 사건의 각 표현은 피고인의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의 표명으로 평가함이 타당하다”며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만한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박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에서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들은 일의 내용이 군인을 상대하는 매춘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생활을 위해 본인의 선택에 따라 위안부가 돼 경제적 대가를 받고 성매매를 하는 매춘업에 종사한 사람이다’ ‘위안부들을 유괴하고 강제연행한 것은 최소한 조선 땅에서는, 그리고 공적으로 일본군이 아니었다’ 등의 표현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2심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책에 표현한 내용이 박 교수의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책의 표현이 피해자 개개인에 관한 구체적 사실 진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명예훼손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학문적 연구에 따른 의견 표현을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로 평가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본적인 연구 윤리를 위반하거나 해당 분야에서 통상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 학문적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위의 결과라거나 논지, 맥락과 무관한 표현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학문적 연구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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