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쌍용차 파업 소송전…경찰 “위자료 달라”

유선희 기자

국가 제기 손배소는 종료
‘위자료 3870만원’ 판결에
‘피해 공감’ 상고 안 한 경찰
작년 말 “시효 중단” 소송
노조 “이중 삼중 고통 줘”

경찰이 2009년 정리해고에 반대해 옥쇄파업을 벌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법원이 인정한 경찰관 부상에 따른 위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추가로 소송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경기남부경찰청 경비과는 지난해 12월15일 서울중앙지법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을 포함해 파업에 참여했던 쌍용차 노동자·연대자 등 총 55명을 상대로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확인의 소’를 냈다. 2013년과 2016년 잇달아 나온 국가 제기 손해배상 2심 판결로 확정받은 위자료 3870만원을 받지 못했는데, 해당 위자료 지급의 소멸시효(2023년 12월19일)가 다가오고 있어 시효를 중단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이다.

국가가 쌍용차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대법원이 파업 15년 만인 지난 2월1일 “노동자들이 국가에 1억66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함으로써 최종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경찰의 과잉 진압과 폭력이 있었고 노동자들의 저항은 정당방위”라고 인정했지만 경찰 부상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손해배상 책임도 일부분 있다고 봤다.

앞서 노동자 측은 손해배상과 별도로 제기된 위자료 청구소송 2심에서 3870만원을 내라는 선고를 받았는데, 양측 모두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당시엔 노조의 정당성과 국가폭력의 부당함을 인정받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노조가 경찰관 부상에 따른 위자료 청구에 대해 상고하지 않은 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서로 피해자이고, 저희도 일정 정도 책임을 통감하는 취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경찰이 시효중단 청구확인 소송을 내면서 잊고 있던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 측은 그간 법원 선고로 확정된 금액을 노조에 달라고 하거나 집행을 요청하는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 경찰이 새로 제기한 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이면 노동자 측이 물어야 할 채권액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이 낸 소장은 법원의 보정명령을 거친 뒤 지난 12일부터 노동자들에게 발송됐다. 대법원 최종 선고가 나온 지 두 달 반 만이다.

김 지부장은 “긴 시간 재판을 거쳐 경찰청장에게 사과도 받고, 대법원에서 헬기 진압의 위법성과 노조 대응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며 “이제 겨우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노동자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낸 소장은 전체 발송 대상 55명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17명에게만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파업 무력진압과 구조조정, 손해배상 폭탄까지 이어지면서 쌍용차나 노동계를 떠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 지부장은 “공소시효가 다 되고 금액도 1억원으로 늘어난 시점에 노동자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건 공권력에 대항하면 끝까지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자료 판결과 별개로 손해배상과 관련한 본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노조 측이 스스로 지급해주기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며 “소멸시효가 끝나기 전 (경찰관의) 개인 권리 보호 차원에서 연장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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