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꼬리표’ 시의회 해외연수…심사 회의록 들여다보니

고희진 기자

“먼저 홍보 보도자료 내자” 대응 방안도

지난해 지난 4월 부산 사하구의회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규탄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 제공

지난해 지난 4월 부산 사하구의회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규탄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 제공

총선이 끝나고 전국에서 시·군·구의회 공무국외활동(해외연수)이 본격화되고 있다. ‘외유성 출장’이라는 뭇매를 맞으며 공적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자성도 있었으나 관광지 중심 일정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15일 경향신문이 지난달 열린 서울시의회의원 공무국외활동 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했다. 시의회 10개 상임위원회는 대부분 이달 해외연수를 진행 중이다. 심사 과정을 보면 관행적인 연수 일정이 ‘관광 출장’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고민만 있을뿐 대부분 계획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시의회 기획경제위는 16~23일 6박8일 일정으로 의원 11명, 직원 4명이 캐나다와 미국을 방문한다. 기본예산이 4400만원인데, 소요 예산은 약 7000만원으로 개인 비용을 부담하는 일정이다.

이에 대해 심사위에서 “국민 세금에 자기 돈을 붙여 놀러 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고, 순수한 공무국외활동이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해당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은 “예산 범위에서 간다면 늘 갔던 나라를 또 가고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상임위 전체가 가는 게 아니라 인원을 나누면 예산을 적립할 수 있지 않냐는 추가 질의 등 공방이 오가자 한 심사위 위원은 “미담으로, 사비까지 내면서 시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위원들 관련해 미리 홍보하고 보도자료를 내도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의원 12명과 직원 4명이 12~20일, 7박9일로 독일을 방문하는 교통위 연수에 대해 한 심사위 위원은 “지난해에는 스웨덴, 핀란드를 다녀왔다. 매년 좋은 곳만 다니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교통위 역시 자부담이 발생하는 일정이다.

보건복지위는 지난 6~13일, 5박8일간 의원 8명과 직원 4명이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복지와 여성·가족 공공건강 서비스 체계를 비교하는 시찰 등이 목적이었다.

심사위에서 “한국 의료가 세계적인 수준인데 공공의료 분야에서 배울 게 있는가. 너무 관광지 위주로 일정이 짜인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해당 상임위 의사지원팀장은 “부족한 부분을 오히려 전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여성박물관 방문 일정에 대해 “관광처럼 보일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외유성으로 비칠까 걱정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9~16일, 6박8일간 의원 12명과 직원 4명이 헝가리와 크로아티아를 방문하는 도시계획균형위는 연수 경험을 청년 정책 입안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심사위가 “서울만 니트족이 7만명이다. 현지 상황이 한국의 문제와 유사성이 있는가. 인구 5만명인 도시(부페스트)에서 대도시 서울이 배울 것이 있는가”라고 되묻는 지적도 있었다.

심사 과정에서 외유성 우려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으나 생산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했다. 상임위 일정 10건은 모두 원안 그대로 가결됐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각 상임위 규모와 상관없이 연수를 수행하는 직원이 4명씩 일률적으로 동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11~17일 독일을 방문하는 문화체육관광위는 의원은 6명인데, 수행 직원은 역시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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