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갔다 오니 직장 괴롭힘 조사한 상사 밑에 발령”

강은 기자

행안부 산하 기관 직원 “직위도 강등” 진정…노동당국 조사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노동당국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A씨가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뒤 앞서 맡았던 업무와 연관성이 전혀 없는 부서로 발령난 데다 과거 직장 내 괴롭힘 혐의가 제기돼 자신이 조사를 했던 상사 밑에 배치돼 부당하다고 진정을 제기하면서다.

1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달 재단 직원 A씨가 심규선 이사장과 노모 사무처장을 상대로 낸 직장 내 괴롭힘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진정서를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전 인사팀장 A씨는 2014년 재단 설립 당시부터 줄곧 인사 업무를 맡아왔지만 1년간 육아휴직을 했다가 지난 2월 복귀하자 담당 업무가 ‘재단사 발간’으로 바뀌고 직위도 팀원으로 강등됐다.

A씨는 진정서에서 “재단사 발간은 이전까지 맡았던 인사 업무와 전혀 관련성이 없는 데다 이를 위해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가 담당하는 단순 업무”라며 “팀원으로 직위가 바뀌면서 팀장 수당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과거 인사팀장으로 일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조사했던 직원이 상사로 배치된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A씨는 “직속 상사는 2021년 내부신고가 들어온 후 조사에 따라 괴롭힘 사실이 인정된 사람”이라면서 “왜 이런 발령을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으며 사직서를 내라는 말로 들린다”고 적었다. A씨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인사발령 사전 협의는 없었고 복직 후 어떤 정당한 이유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지난해 국정감사 시기 심 이사장의 인사 자료가 국회를 통해 공개되도록 한 ‘제보자’로 지목돼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A씨가 노동청에 제출한 녹취록을 보면 A씨가 복직한 지난 2월1일 심 이사장은 그와 면담하면서 “재단 이사장 지원 당시 제출했던 이력서 등 자료가 국회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A씨가 “저는 넘기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심 이사장은 “수사 의뢰가 가능한가”라고 수차례 캐물었다.

심 이사장이 말한 자료는 지난해 10월 야당 의원이 언론에 공개한 이사장 선임 당시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직무수행계획서 등을 말한다. 심 이사장은 2022년 10월 선임되기 전 재단 인사팀에 제출한 서류에 재단을 가해자인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정부·기업 등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안’ 실행기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구상을 담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심 이사장 등은 지난달 노동청에서 피신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이사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또는 그 배경에 관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심 이사장은 “직원 관련 내용을 이사장이 일일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노동청 조사에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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