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병” 尹 발언 풍자한 ‘돌발영상’ 삭제···“권력 눈치 정도껏”

조해람 기자

YTN 측 “내부 논의 따른 결정…압력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JTBC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JTBC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전통시장에서 멍게를 보고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을 다룬 YTN <돌발영상>이 삭제됐다. YTN 노조는 “권력 눈치 보는 것도 정도가 있다”며 반발했고, YTN 측은 “내부 논의에 따른 결정으로 압력은 없었다”고 했다.

16일 민주노총 언론노조 YTN지부 등 설명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전통시장 소주 발언’을 다룬 <돌발영상> 지난 13일 방송분은 다음날인 14일 YTN 홈페이지와 포털 등에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해당 영상은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방문한 장면을 다뤘다. 윤 대통령은 해산물 가게 앞에서 멍게를 보며 “여기에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되겠구만”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상인 앞에서 술안주부터 떠올린 대통령의 모습은 대파 가격에 대한 몰이해만큼이나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격의 없는 대화를 침소봉대해 유감”이라고 했다.

<돌발영상>은 이 장면과 ‘네이버 라인 사태’를 함께 엮어 ‘윤 대통령의 난감한 상황’ 이라는 취지로 방송을 구성했다.

YTN지부는 “관계없을 것 같은 사건들의 이종교배를 통해 시의성을 찾아내고 웃음으로 꼬집는 콘텐츠가 돌발영상”이라며 “(해당 영상은) 총선 참패와 치솟는 물가, ‘라인 사태’로 난감한 최고 권력자의 속내를 특유의 구성으로 드러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소주 한 병 발언’은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 영상에 포함됐을 뿐 아니라, JTBC와 채널A 등 대다수 언론을 통해 이른바 ‘웃음 포인트’로 국민에게 인식됐다”고 했다.

YTN지부는 방송이 삭제된 것은 민영화 후 취임한 김백 사장과 보도책임자들이 정부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며 비판했다. YTN지부는 “최근 보도제작국장은 물론 보도본부장까지 돌발영상에 손을 대고 수시로 제작에 관여하고 있다”며 “김백 체제 한 달 반 만에 벌써 돌발영상은 두 차례 불방됐고, 이번에는 방송된 영상을 끌어내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외압 의혹’도 제기했다. YTN지부는 “해당 돌발영상은 데스킹 과정에서 수정되거나 불방 결정된 것이 아니라, 방송되고 나서 삭제됐다”며 “YTN 내부가 아닌, 외부의 누군가가 뒤늦게 보고 불쾌해 문제 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YTN지부는 “자리 보전을 위해 권력 눈치 보는 것도 정도가 있다”며 “더는 YTN을 망가뜨리지 말라”고 했다.

YTN 관계자는 “썸네일에서 라인야후 사태로 인한 한·일 관계 문제를 다루면서 본질과 무관한 대통령 소주 발언과 소주병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내부 논의 결과 옳은 지적이라고 판단했으며 이미 방송이 완료된 상황이었기에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돌발영상 비공개 처리 등과 관련한 어떠한 압력도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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